상담을 마치고 막 문을 나선 내 내담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동료가 던진 말이다. 늘 우울한 표정의 그녀를 보며 내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나 보다. 그녀는 언제 행복해질까? 어쩌면 나도 생각해 오던 바가 이 한 문장에 고스란히 담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에 대한 염려가 있었지만 동시에 나는 그녀를 믿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행복을 찾을 거라는. 그간 만나며 갖게 된 그녀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삶에는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때론 그녀의 감정 또한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런 그녀와 함께 견디기로 했다, 방향성을 잃지 않으면서.
그런 그녀가 서서히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익숙하지만 불행한 삶을 직시하고, 환상 속의 자신을 일깨우고 있다. 낯설지만 건강한 삶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은 어려울 수 있고 슬픔이나 분노의 감정이 있을 수 있다. 왜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성장을 위해 놓아 버리기는 필요한 과정이리라.
그녀는 언제 행복해 질까? 이 질문을 다시 던지며, 내 안에 있던 막연함이 조금은 줄어든 느낌이다. 그녀가 자기 삶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