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심술

by 연서

J 네가 없이도 나는 자주 혼자서 바다로 가. 여전히 나는 철썩이는 파도 앞으로 뛰어가기도 해. 요새는 파도만 구경하는 게 아니라 모래사장에 쭈그려 앉아서 한참 동안 J 너에게 하고 싶던 말들을 모래 위에다 손가락으로 끄적여. 아무리 반복해서 쓰고 써도 파도에 휩쓸려서 사라지는 내 말들이 자꾸만 나를 울리고는 해. 현재의 내가 J 너를 부르지 못하고 J 너의 대답을 듣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봐. 울컥해지는 이 마음마저도 파도가 삼켜주길 바라며 나는 오늘도 이곳에 오만가지의 말들을 손가락으로 끄적이고 있어. 그렇게 마음을 가라앉히고난 뒤 J 네게 보고 싶다고 사랑한다고 계속해서 끄적이고 있어. 참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이 넓은 파도가 J 너를 대신해서 자꾸만 내 말을 집어삼키는 것만 같아서 심술이 났어. 언제는 바다를 사랑한다고 했으면서 심술이 난다니 어쩌면 내가 미친 걸지도 모르겠다. J 사랑해. J 보고 싶어. 나는 J 네가 너무 필요해. J 나 좀 데리고 가.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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