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가 띵가 베짱이처럼.
나는 도비다.
나는 한량이다.
나는 베짱이다.
저는 저에게 계속 하나의 이름이나 장르 또는 직함을 지어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난 이걸 하기 위해 이렇게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그러니까 당당해!!! 하면서 자신감이 뿜! 뿜! 나왔던 것 같았어요.
근데 저는 하고 싶은 거 사실 없어요, 다들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으니까 나도 뭔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문득 올해를 돌아보니 든 생각이 난 지금 이대로도 너무 좋은데.
돈? 안 벌지만. 일? 안 하지만. 좋아하는 것? 없지만. 취미는 뭐 더더욱이 모르고요.
자꾸만 광인처럼 나도 뭔가를 해야 해 한다고 생각하고 나를 내가 속박시키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뭔가 하나를 발견하면 '그래 난 이게하고 싶어!' 흥분에 차서 불도저처럼 밀고 나갔던 것 같아요. 그냥 그때 마음에 드는 새 옷을 사듯, 없는 꿈을 그렇게 만들어 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없으면 살 수 없다고 생각해서 열심히도 꿈을 찾아다녔더랬지요. 근데 지금은, 그냥 살고 싶어 졌어요. 언젠가 가 뭘 통해서 돈을 벌고 있을지 모르지만 제 성격에 맞게 그런 미래에 어찌 될지 모르는 일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오늘을 살아가겠습니다. 오늘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그동안 구체화 되지 못한 어떤 것에 정신이 팔려 옆으로 제쳐두고 살아온 나의 반려묘와 가족들 그리고 나를 위해 스스로 도비가 되어 한량 같은 삶은 사는 베짱이가 되려고요.
휴,,, 숨이 쉬어지고 살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