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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by 허진년

아내 / 허진년


모두머리 처녀시절

곱디고운 피부는 쪽빛 하늘이었고

가는 허리춤 감아

앙가슴으로 숨을 감추던 홑 바람은

꽃잎도 시샘 하였지만

세월을 곁눈질로 버무려 안고 살았더니

어깨에 기대어도 가벼워진 무게가

무거운 추가 되어 무안스럽다

빈틈없이 닮아버린 속내는

면경과도 같고

늘 옆자리에 앉아 잔소리 쏟아 내어도

그대는 편안한 등걸이고

한 방향만 지향하는 나침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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