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by 글그림



새처럼 걷는 사람들이 있다

발소리를 뒤로 숨기고

손이 자주 주머니 속으로 사라지는 사람들


그늘에서 벗어나야

그림자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듯이

햇빛이 쏟아지던 날

한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


묻지 않았다

오늘 무엇을 견뎠는지

아니면 어젯밤 찬물로

세수를 했는지 따위


말보다 느린 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처럼

한참을 걷다 보면

주머니 속에는 어색한 손이 들어 있다


혼자 있다는 건

함께 걷기 위해 만들어진 모양

하나쯤 덜 가진 사람에게

사랑은 도착하는 법이라고


그래서

물어보지 않았다

서로에게

오늘은 어떤 모양이었는지


그늘은

가까이에 있다

걸어 들어가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