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것들

by 글그림



무심코

사랑했던 것들


겨울의 낮은 햇볕과

한여름 나뭇잎 아래

피어난 작은 들꽃


지나치는 것들에

마음을 주었던 걸

아무도 몰라도 괜찮다


시들기 전

모든 것은 찬란하다

비명을 지르듯 피어난 꽃도

너무 가벼워 부서진 오늘도


그때의 나는

조금 어렸지만

조금 더 믿었고

조금 더 참아냈다


세상의 잣대에

닿지 못한 작은 것들이

내게는 소중했으므로


그늘 밑에 잊힌

기억을 꺼낼 때마다

덧없는 사소함을

사랑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때의 내가

조금은 빛나고

아팠던 시절이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