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존재가 답이 되는 순간
오늘 아침, ‘좋은생각’ 11월호를 펼쳤다. 남을 돕는 일은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위하는 행위이다. 그다음이 상대방이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가장 먼저 보여 주니까.”
이 문장을 읽는 순간, 20대 중반의 내가 떠올랐다. 대학 졸업 전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들어간 회사를 1년 만에 그만두던 그때. 정체성의 혼란, 일에 대한 회의, 보람을 찾지 못하는 나날들. “돈 받고 일하는데 무슨 즐거움을 찾아? 사치 아니야?”라는 말에 잠시 흔들렸다.
단순 감기인 줄 알았던 증상이 폐질환으로 진단받고, 1주일간의 병가를 냈다. 쉬는 동안 생각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결국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나왔다. 학원 청소 아르바이트, 문서 스캔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하루 종일 이미지 툴로 문서 찌꺼기를 지우다 보면 눈알이 빠질 것 같았다. 영어 학원 알바를 하며 편입 준비도 했다. 그냥 그때는 그게 대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강영우 박사의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를 읽게 됐다. 어려움 속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 이야기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찾아야 할 건 단순한 직업이 아닌, 나의 존재 이유라는 것을.
무작정 남이 하는 일을 따라 했고, 세상의 트렌드를 좇아 살았던 나에게, 한 권의 책은 큰 전환점이 되었다. 지금 나는 고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일을 한다. 처음에는 고객을 위한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그 문구를 읽으며 깨달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나를 위한 것이었다.
매일 아침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웃고 울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하면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로 태어난다. 다만 그것을 발견하는 시기가 다를 뿐이다. 누군가는 일찍 찾고, 누군가는 조금 늦게 찾는다. 하지만 그 끈은 분명 존재한다. 나는 그 끈을 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는 안다. 내가 하는 일이 단순히 고객을 돕는 것을 넘어,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 고객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는 것이 곧 나의 성장이 된다.
당신도 언젠가 찾게 될 것이다. 당신만의 끈을.
그때까지 조급해하지 말자.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니까.
나는 오늘도 이 믿음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