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쉬지 않고 달리면 레일이 닳듯, 우리의 몸도 쉼 없이 달리면 언젠가는 멈춰 설 수밖에 없다. 나는 오늘 그것을 몸소 깨달았다.
새벽, 둘째 아이를 재우느라 잠을 설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깨는 뻐근하고 머리는 무거웠다. 두통이 더 심해져 아내에게 아침 준비를 부탁했다.
"오빠, 거북목이 더 심해진 것 같은데. 물리치료 좀 받고 와."
아내의 말에 한의원을 갔다. 부항을 뜨고 침을 맞았다. 침전 자극을 하는 15분이 왜 그리 길게 느껴졌는지. 불편한 자세 때문이었을까. 치료가 끝난 후 오히려 몸은 더 무거워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식은땀이 흘렀다. 침 몰살이 온 것이다. 창백해진 얼굴을 본 아내가 오늘은 푹 쉬라고 했다. 결국 나는 침대에 누워 세 시간 넘게 잠들었다.
40대 후반을 넘기니 확실히 예전 같지 않다. 일주일에 한 번은 두통약이나 근육통약을 먹는다. 서글프지만, 이것이 자연의 섭리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오늘 한의원에서 우연히 읽은 책 한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 세상, 잘 살았구나'라는 말로 삶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문득 예전에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그 작가의 말처럼,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는 때론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 파업을 선택했다. 계획했던 모든 일을 미루고 온전히 쉼을 택했다. 저녁에는 공저 작업을 도와준 지인과 식사를 하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눴다. 바쁜 한 주를 기쁨으로 마무리하는 시간이었다.
우리의 건강은 마치 통장과도 같다. 과도한 인출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바닥이 날 수밖에 없다. 가끔은 입출금을 멈추고, 잔고를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