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 삶을 바꾸는 힘! 사칙연산

- 나눗셈 법칙: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자!!!

by 개미와 베짱이

이제 나눗셈법칙이다. 덧셈법칙에서 초심 유지를 위한 기초공사가 완성되었고, 뺄셈법칙에서 변화의 속도나 내용을 인지하고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쓰임새가 다한 것을 내려놓아 틈새를 만들었다. 이제는 한 번 더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 건너려 한다. 나이 들어 육체적 건강, 경제적 건강, 정신적 건강을 잃으면 원상회복하기가 어렵고 힘들다. 아니 원상회복이 안된다는 것이 진실일 수 있다. 21세기는 '정보 홍수시대'이다, 손이 닿는 곳이나 눈길이 머무는 곳에 정보가 산적해 있다. 정보 진위여부나 유용성이 중요해졌다.


나눗셈법칙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아주 중요한 단계이다. 산적한 정보에서 필요한 것만 추려야 한다. 입맛에 맞게 골라 주는 정보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분별해야 한다. 정보가 많다고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선택과 결정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정보의 진위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내가 선별한 정보를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널리 확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루트로 취득한 정보의 진위 여부에서부터 유익성까지 따져 봐야 한다. 잘못된 정보는 판단의 오류를 갖고 올뿐 아니라, 기회비용을 발생시키는 암적인 존재이기에 피해야 한다.


중장년층 대상으로 생애설계, 은퇴설계 등 인생 2막에 대한 강의와 토론을 진행하다 보면, 잘못된 정보에 노출된 경우가 의외로 많다. 잘못된 정보는 일순간 노력을 헛되게 하는 것을 벗어나, 반평생 열심히 살아온 발자취 전체를 지워버릴 만큼 무섭다. 반신반의하면서도 '확증편향적' 경향으로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흔들리는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이와 같은 확증편향 강도는 나이와 비례한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 우(遇)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고집이 세진다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나 또한 나이 먹으면서 느끼고 있다. 먼저 입을 열기 전에 귀를 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다음에 머리와 가슴으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내는 현명함도 갖추어야 한다.


뺄셈법칙에서 세상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앞으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바뀌어 갈 것인지 확인하고 짐작했을 것이다. 이와 연관하여 인생백세시대에 걸맞은 은퇴설계가 필요함을 인지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기초로 준비하고 있는 은퇴설계는 부모세대의 것을 답습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돈이면 다된다는 황금만능형과 같은 어리석은 계획은 세우지 말자.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지만, 은퇴설계는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경제적 부유함은 없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자산 규모와 행복지수는 비례하지 않는다. 다만, 경제적 여유는 미래에 다가올 불안을 완화하거나 고통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다. 경제적 여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육체적 건강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금년도 105세이신 김형석교수께서는 '내 발로 걸어 다니고, 내 손으로 식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목욕을 할 수 있을 때'가 살아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즉, 경제적 건강은 육체적 건강을 거들뿐 주인공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모세대는 주로 아버지께서 경제활동을 했다. 은퇴설계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어머니 노후는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 그만한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더 직설적일 것이다. 지금은 다르다.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6년 더 장수한다. 더군다나 인생백세시대이다. 30세에 결혼했다고 하면 정년퇴직 이후에도 40여년을 함께 지내야 한다. 부부관계가 원만하려면 '따로 또 함께형'의 은퇴설계가 바람직할 수 있다. 부모세대의 은퇴설계는 '나홀로형'이었다. 지금은 60세가 되어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재하다. 뒷방 늙은이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젊다. 인프라도 많이 좋아져 해 보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 열정만 있으면 기회는 많다. 부부가 바라보는 방향이 일치한다면 금상첨화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와 유사한 유형의 부부를 찾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낮에는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저녁에 다시 만나면 된다. 각자 원하는 것을 즐기다가 저녁을 같이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자연스럽게 삼식이놈(?)도 면하고 말이다.


'내 자식은 달라?!'라고 자식이 나의 노후를 책임져 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바보스러운 짓은 잠시 접어 두자. 경제적 여유가 있어 부모 자녀 상호간 도움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또 어디 있으랴. 두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요즘에는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짙고 넓게 드리워져 내일을 호언장담할 수 있을까 싶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부유한 세대가 현재 중장년층이다. 가장 가난한 연령대가 자녀 세대라고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증여와 상속 규모가 매년 증가 추세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자녀 집에서 노년을 보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요즘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것도 60세 이상의 노년층의 1인 가구 증가 속도는 어느 세대보다 훨씬 가파른 기울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사회적 상황을 볼 때 내 자녀는 다르기에 부모를 잘 모실거야 하는 바람은 접어 두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설사 부모를 모신다고 해도 예전과 같은 모심의 유형은 아니다. 자녀 세대들은 맞벌이가 일반적이다. 사실 맞벌이가 아니면 고물가 시대를 버틴다는 것이 힘겨울 뿐이다. 전업으로 집에 거주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요양시설로 모셔질 확률이 높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로 유치원이 요양시설로 전환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녀를 탓할 것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 사회를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지금의 중장년층이다.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을 잘 판단하고 육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 경제적 건강을 잘 가꾸고 지켜야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한숨은 깊어지지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퇴직하면 그냥 쉴거야! 이곳 저곳 여행 다니면서 그동안 고생을 보상받아야지'라고 말이다. 정말 좋다. 모두가 바라는 바이다. 그런데 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왜 그토록 주말을 손꼽아 기다렸을까? 주5일제가 시행된 지 20여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자고 들썩들썩하는 이유는 뭘까?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말이 있다. 허기지면 풀뿌리도 진수성찬처럼 달고 맛있다는 것이다. 쉼(休)도 마찬가지이다. 주중에 바쁘기에 주말의 여유, 쉼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여유롭게 내일도 시간이 넘쳐 난다면 쉰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싶다. 퇴직하면 남는 것이 시간이다. '타임 푸어(time poor)'에서 '타임 리치(time rich)'가 된다.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더 큰 도전이다. 그런 와중에 이 곳 저 곳 여행 다니면서 쉰다는 것이 말처럼 쉬울까? 6개월이 1차 한계이다. 길어야 1년을 넘기지 못한다. 일상은 바쁨과 쉼, 여유로움이 조화로울 때 빛이 난다.


촉각을 다투면서 생성되는 수많은 정보 중에 나의 인생을 반짝반짝 빛을 낼 수 있는 소중하고 유익한 정보를 추려야 한다. 잘못된 정보는 바로 잡아야 한다. 오류를 빠르게 수정할수록 '삽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 불필요한 시간을 축소함으로써 의미 있는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있다. 열린 마음은 정보의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마중물이다. 나이가 계급이라는 고리타분한 생각에서 벗어나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삶을 바꾸는 힘! 사칙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