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비만, 당뇨 그리고 마운자로

by 이상한 나라의 폴

사무실에서 평소 점심 식사를 같이 하던 직원이 어느 날,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평소 음식을 복스럽고 맛나게 먹던 그였기에, 입술만 달싹이며 그릇 속의 음식을 이리저리 휘젓기만 하는 모습은 낯설다 못해 걱정스러웠다.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힘없이 답했다. 마운자로 처방을 받은 후 식사를 시작함과 동시에 식욕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현대 의학이 빚어낸 약효의 위력은 실로 대단해 보였다.


그는 다이어트와 요요의 반복 끝에 이 강력한 수단을 선택했다. 원하는 몸무게가 될 때까지 마운자로를 사용할 예정이라는 그의 말을 들으며, 나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질문 하나를 간신히 삼켰다.


"목표 몸무게가 되어 약을 끊고 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식생활도, 생활 습관도 변하지 않은 채 오직 약물이라는 외부 자극만 추가된 상태.


고무줄을 세게 잡아당기면 놓는 순간 더 큰 탄력으로 돌아가듯, 그의 몸이 겪게 될 후폭풍이 못내 걱정되었다.


실제로 마운자로의 약학 정보를 찾아보면, 이 약은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라는 성분의 이중 효능제다. 기존의 비만 치료제들이 식욕 억제 호르몬인 GLP-1 하나에만 작용했다면, 마운자로는 인슐린 분비를 돕고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GIP 호르몬 수용체까지 동시에 활성화한다.


GIP는 지방 세포의 대사를 개선하고 뇌의 포만감 중추를 자극하며, GLP-1은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적은 양의 식사로도 오랫동안 배부름을 느끼게 한다.


이 두 호르몬의 협공 덕분에 임상 시험에서는 고용량 투여 시 체중이 무려 20% 이상 감소하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토록 강력한 과학적 원리에도 불구하고, 마운자로는 약학 정보상 엄연히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의 보조제'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현재 비만 치료 목적으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며, 이르면 2026년 상반기부터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적인 경우에 한해 급여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는 약이 우리 삶의 주인공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관리를 돕는 수단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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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기술영업, 스타트업 CEO 코치등 독특한 경험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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