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괴담 1편과 이어집니다.)
부장님의 오래된 컴퓨터가 죽었다.
새 컴퓨터를 설치하고, 다른 선생님에게 교가 파일도 다시 받았다. 그리곤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아닌데?”
교가는 부장님이 알고 있던 노래가 아니었다. 음정과 박자가 모두 달랐고, 음질도 떨어졌다. 그런데 묘하게 익숙했다.
“이거 현주가 부르던 노래 아냐?”
부장님은 현주가 고집스럽게 부르던 노래를 떠올렸고, 그게 이 노래와 같다는 것을 알아챘다.
잠시 후, 이상한 교가를 준 선생님이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부장님, 미안해요~ 내가 실수로 옛날거를 줬네. 이걸로 쓰세요.’
옛날 거라니. 무슨 말일까?
부장님은 그 선생님을 찾아가 물었다.
“쌤, 우리 학교 교가가 바뀐 적이 있어요?”
“네, 부장님 오시기 전에요. 한번 난리 났었잖아요.”
“무슨 난리?”
그 선생님이 전해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학교가 지어질 때, 초대 교장이 친척에게 부탁해 교가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 친척이 성범죄로 처벌받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 사람이 만들었던 교가에까지 불똥이 튀었고, 결국 교가를 교체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장님은 이 이야기를 들은 뒤로 현주를 ‘독특한 아이’에서 ‘무언가 있는 아이’로 여기게 되었고, 한 해 동안 유심히 지켜보았다고 한다. 다행히 옆자리에 아무도 못 앉게 한다거나 이따금 혼잣말을 한다는 점 빼고는 큰 문제 없이 올려보낼 수 있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우리는 동그랗게 모여 반 뽑기를 했다.
반 뽑기란 매년 2월, 교사들이 자기 반 학생들을 뽑는 행사다. 교사들은 가, 나, 다 라고만 적혀 있는 흰 봉투를 받는다. 그 안엔 아이들의 인적사항이 적혀 있는 종이가 들어있고, 교사는 랜덤으로 봉투를 고른다.
나는 똥손이기 때문에 내가 고르지 않고 다른 선생님들이 모두 고른 다음 마지막으로 남은 봉투를 집었다. 봉투를 열기 전, 부장님이 말했다.
“아, 맞다. 그걸 말 안 했네.”
보통 반 뽑기를 하기 전, 특수 아동이 있는 경우 어느 반인지 미리 공개한다.
그 까닭은 이동 점수 때문인데, 특수 아동을 담임으로 지도하면 학교를 이동할 때 가산점을 받는다. 그래서 반 뽑기를 하기 전, 이동 점수가 필요한 선생님이 있는지 미리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나는 여기도 특수가 있나 보다, 라고 생각하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부장님이 말했다.
“올해는 무당 손녀가 있어.”
“네?”
“할머니가 태국 무당이래.”
이름 옆에 별표 있으니까 교실 가서 각자 확인하세요, 라는 말을 끝으로 우리는 각자 교실로 갔다. 그리고 봉투를 열었다. 곱게 접힌 A4용지를 펼쳤고, 아이들의 이름을 확인했다.
한 아이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윤수아★’
(3편에서 계속)
*본 글에 나오는 일화, 인물, 단체, 지역은 각색과 재구성을 거친 것으로 특정 일화나 특정인을 지칭하고 있지 않습니다.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도 모두 가명임을 밝힙니다. 가벼운 소설이라 생각하시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