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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학교괴담 “선생님, 저 여자가 안 보여요?" 1편

by 선물

학교 괴담입니다. 정말 순수한 학교 괴담이니 읽으실 때 참고해 주세요.

이 내용이 제 브런치와 어울릴까, 내용이 너무 튀지는 않을까 조금 신경 쓰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아이들과 있었던 일은 맞기에 올려 봅니다. 그냥 교사로 있다 보면 이런 일도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들 국민, 아니 초등학생 때 학교를 떠도는 괴담 두어 개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밤 10시만 되면 책 읽는 아이 동상이 책을 넘긴다든가, 이순신 동상이 일어나 운동장을 돌아다닌다든가, 같이 일어난 세종대왕 동상이 이순신 동상과 싸운다든가.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 이야기들은 놀랍게도 2020년대까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오늘 할 이야기는 이런 고리타분한 괴담이 아닌 찐 괴담. 귀신을 보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선생님, 진짜 안 보여요?”

“뭐가?”

“선생님 뒤에요.”

“뒤에 뭐?”

“어떤 여자가 선생님을 노려보고 있잖아요.”


이런 이야기.




시작은 학교 설립 이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그 지역의 공동묘지가 공원으로 재개발되고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지역주민이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수도 늘어났고, 학교 설립이 추진되었다. 공동묘지가 있던 곳, 바로 옆에.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장군, 선녀, 동자 등 각종 신을 모시는 무당집들이 즐비해 있다는 점도 이 학교의 특색 되시겠다.

아무튼, 이 학교에 처음 발령 난 나는 학교 분위기를 파악 중이었고, 그 과정에서 으스스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애 이제 3학년 되지?”

“누구요? 아~ 현주요?”


어느 학교나 전교생이 다 아는 유명 인사가 있기 마련이다. 현주도 그런 학생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주는 여느 유명 인사들과는 결을 달리했다.


“나 현주 맡았을 때, 진짜 ‘얘 뭐지?’ 했잖아.”

“그때 부장님 많이 놀라셨죠.”


뭐지? 교실을 뛰쳐나갔나? 갑자기 욕을 했나? 가위를 던졌나?

내 머릿속에 물음표가 끝없이 생겨났다.

내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자 부장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현주라고 있거든. 귀신 보는 애.”


이어진 부장님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걔가 어느날부터 자꾸 짝꿍을 의자에서 미는 거야. 여기 네 자리 아니라면서.”


현주는 여기에 자기 친구가 앉아야 된다면서 짝꿍을 계속 의자에서 밀어냈고, 짝꿍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의자에서 밀려나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결국 부장님은 현주 옆자리를 공석으로 두었다. 현주를 그저 조금 독특한 아이라고만 생각하며.


부장님의 생각이 바뀐 건 며칠이 지난 어느날이었다.

부장님은 갓 입학한 1학년 학생들에게 애교심을 길러주기 위해 교가를 가르치는 중이셨고, 아이들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교가를 더듬더듬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현주가 교가를 자꾸 이상하게 불렀다. 음정도, 가사도 다 다른 이상한 교가를.

부장님은 현주에게 다가가 물어보았다.


“현주야, 현주는 무슨 노래를 부르는 거야?”

“교가요.”

“우리 학교 교가는 그거 아닌데?”

“맞아요. 얘가 알려 줬어요.”


현주는 비어있는 옆자리를 가리켰다.

부장님은 현주의 상태가 심각해졌음을 느끼며 조만간 학부모 상담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그 일을 그렇게 넘겼다.

이 교가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며칠 후였다.


(2편에서 계속)



*본 글에 나오는 일화, 인물, 단체, 지역은 각색과 재구성을 거친 것으로 특정 일화나 특정인을 지칭하고 있지 않습니다.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도 모두 가명임을 밝힙니다. 가벼운 소설이라 생각하시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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