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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선택의 핵심! 집보다 중요한 ‘마을 찾기’

나에게 맞는 마을은 어디일까?

by 제스
집보다 중요한 마을 찾기


시골집을 찾을 때 집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마을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와 달리 시골 마을의 모습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떤 마을로 가느냐에 따라 생활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산에 있는 마을, 바닷가 마을, 농촌에 있는 마을 등 마을마다 기반 산업이 다르고 그에 따라 마을 풍경도 각양각색이다. 또한 마을의 위치에 따라 교통, 편의 시설, 자연환경 등 생활에 전반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집만큼이나 나에게 맞는 마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장에서는 마을의 유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집 종류, 구조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별도로 다루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https://brunch.co.kr/@682d0fdb9ee74e4/3


마을의 유형은 시간적, 기능적, 공간적 요소에 따라 다음 세 가지로 나눴다.


1. 새로운 마을(新村) : 전원주택 단지, 귀농귀촌 마을, 공동체 마을 등

2. 오래된 마을(舊村) : 농촌, 어촌, 산촌 등

3. 마을 밖(外村) : 외딴집, 자연집 등



✅ 1. 새로운 마을(新村)

새로운 마을은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마을로서 전원주택 단지가 대표적이다. 전원주택 단지는 자연환경이 좋은 지역에 여러 채의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형태로 개별 필지(땅)마다 한 가구가 있는 형태의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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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주교면 전원주택 단지(출처: 구글어스) / 강원도 홍천 모곡리 전원주택 단지(출처: 카카오맵)


우리 부부도 집을 보러 다닐 때 전원주택 단지에 매물들을 많이 보러 다녔다. 인터넷에 올라온 매물을 보면 전원주택 단지 내에 있는 집들이 매우 예뻐 보였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시골에 있는 전원주택 단지를 둘러보러 다녔다.


전원주택 단지는 입구부터 깔끔하고 세련되어 부촌 같은 느낌이 든다. 2층으로 된 빨간 벽돌집뿐만 아니라 아이보리, 회색 톤의 롱브릭으로 된 세련된 외관과 사각형으로 나뉜 필지와 도로들이 정돈된 인상을 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들이 크고 새집이기 때문에 외적으로 혹하는 마음이 생겼다.


전원주택 단지의 단점이 있다면 집 자체가 비싸다는 점이다. 또한 새로 생긴 마을이기 때문에 주변에 편의시설이나 관공서와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한편 전원주택 단지 외에도 귀농귀촌 마을(전북 진안 귀농귀촌마을, 경기 연천 새둥지마을), 대안공동체 마을(강원도 홍천 밝은누리 마을, 충남 홍성 홍동마을)도 최근에 생겨난 새로운 마을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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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마을 경기 연천 새둥지마을(출처:새둥지마을 홈페이지)과 대안마을 충남 홍성 홍동마을(출처:지역센터 마을활력소)





✅ 2. 오래된 마을(舊村)

오래된 마을은 옛날부터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 형태다. 오래된 마을 유형은 논밭이 있는 농촌(農村) 마을, 바닷가에 있는 어촌(漁村) 마을, 산속에 있는 산촌(山村) 마을이 대표적이고 이외에도 폐광촌의 광산마을, 전주 한옥마을 같은 관광형 마을도 있다. 마을의 기반 산업(농업, 어업, 임업)에 따라 마을 풍경 및 문화, 입지 요건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귀촌 전 어떤 마을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집을 구하면 좋을 것이다.


농촌, 어촌, 산촌 마을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개인적 의견이니 가볍게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 농촌(農村)의 장점은 내가 생각하기에 푸른 평야와 논밭이 있다는 것이. 축사, 돈사와 같은 시설이 근처에 있으면 악취와 벌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 어촌(漁村)은 푸른 바다가 곁에 있어 거대한 자연이 가까이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태풍과 같은 큰 재해도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국내 전반적으로 어업이 쇠퇴하고 있어 경제활동, 고령화 등이 문제점으로 들 수 있겠다.

• 산촌(山村)은 나무에 둘러 쌓여 맑은 공기와 나물, 버섯, 목재 등 산림자원이 풍부하다는 게 장점인 반면 교통/접근성이 취약하다는 점과 야생동물, 벌레 등이 많다는 점이 단점이라 생각한다.


어촌 미조항 마을.jpg 어촌 - 전남 남해 어촌 미조항 마을(출처:남해군청 홈페이지)
춘양목 산촌 마을.jpg 산촌 - 경북 봉화 춘양목 마을(출처:한국관광공사)
충남 보령 청라면 나원리 드론 사진1.JPG 농촌 - 충남 보령 청라면 농촌마을

개인적인 경험을 덧붙이면 지인들에게 시골로 내려간다고 하니 대부분 농촌을 떠올렸지만 한 친구는 바닷가에 가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자기는 퇴직하면 낚싯배 하나 사서 고기 잡는 게 꿈이라면서 어촌에 가서 먼저 자리 좀 잡아 달라고 농담 삼아 내게 말하기도 했다. 나도 초창기 아내에게 바닷가에 살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고향이 부산이기도 해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서울에 살면서도 바다를 늘 동경했다. 그러나 아내가 바다는 무섭다고 해서 어촌은 자연스럽게 제외되었다.


산은 산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평지는 평지대로 각기 고유의 매력이 있으니 어떤 시골 마을이 자신에게 더 맞는지 집을 찾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 3. 마을 밖(外村)


마을 밖에 있는 집 집은 어떤 마을에도 속하지 않고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집으로 외딴집이 대표적이다. 외딴집은 벽을 맞댄 이웃이 없으며 위치에 따라 기존 공용 도로에서도 멀리 떨어져 단독으로 진입로를 쓰기도 한다.


마을 경계 밖에 있는 집은 시골의 정취를 느끼면서도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교통/접근성이 떨어지고 택배, 우편, 인터넷 설치와 같은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을 수 있다.



✔ 시골 텃세

시골에는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기존 주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는 강한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새로운 이주민을 경계하는 문화가 남아 있는데 이를 시골 텃세라고 한다. 텃세 때문에 귀촌했다가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역귀향하는 사례도 더로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마을에서 동떨어진 외딴집이나 산골집을 택하면 텃세 영향을 덜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텃세 이야기는 다른 장에서 다시 한번 다루겠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귀촌한 사람들 사례를 들어보면 시골 텃세가 아직 남아 있는 곳도 많은 것 같다. 한국농촌경제원의 한 조사에 따르면 역 귀농•귀촌하는 이유 중 텃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역 귀농·귀촌(도시로의 재이주) 의향 조사결과

1위 경제문제가 36.0%
2위 생활편의시설 부족(27.3%)
3위 주택 문제(12.0%)
4위 마을주민과의 불화(7.3%)
(출처 - 귀농·귀촌인의 정착실태 장기추적조사: 종합보고서. 2018)




지금까지 시골 마을의 유형과 시골 마을 찾기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귀촌을 희망하고 있다면 집을 구매하기 전 마을에 대한 정보와 탐색을 먼저 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집이 아무리 마음에 든다고 할지라도 마을이 마음에 들지 않고 이웃사람들과 불화가 생기면 귀촌은 더 이상 로망이 아닌 비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시골 마을을 찾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보다 안정적으로 시골로 이사를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귀농·귀촌·귀어·귀산촌 지원 및 프로그램


농업, 어업, 임업에 종사할 의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귀촌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참고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귀농귀촌 프로그램에는 체류형, 체험형, 오프라인 교육 등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또한 2박 3일, 4박 5일 단기간부터 한 달, 세 달 살아보기와 같은 장기 체류형 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에 시골 이주 전 직접 농어산촌을 경험해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 홈페이지 참고


◼︎ 농림수산부 귀농귀촌마을 정보 : https://www.greendaero.go.kr/

◼︎ 해양수산부 귀어귀촌 정보 : https://www.sealife.go.kr

◼︎ 산림청 귀산촌 정보 : https://www.kofp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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