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을 세워보자
선거 지도를 그리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벽에 대형 지도를 걸어놓고 주요 기관(학교, 관공서, 종교시설)을 표시하는 걸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컴퓨터든 벽걸이형 지도든 주요 전략지점을 표시하고 얼마나 빈번하게 방문(면담, 봉사, 유세 등등)할지 계획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그러나 지도에 핀을 꽂거나 메모지를 붙이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지역의 객관적인 수치를 표로 기록해 놓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의 인구분포다. (연령별, 읍면동별, 성별) 거기에 덧붙여 세대수, 산업별 업체 숫자와 종사자 규모, 공공기관의 종류와 개수를 알고 있어야 한다.
거의 모든 자료들이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주요 시설을 다음과 같은 표로 세분화할 수 있다. 개수를 보면 우리 지역에 몇 개의 시설이 더 필요로 하고 부족한지 한눈에 파악 가능하고 공약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비고란에는 이용 인원과 주의할 점을 표시해놓으면 정책 공약을 다듬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장차 선거운동의 이동 경로를 짜는데도 도움이 된다.
다음에 필요한 것이 바로 지역 유권자 현황이다. 앞서의 현황 분석은 정치를 시작하는 사람이 지역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라면, 지역 유권자 현황 파악은 득표와 연관되기 때문에 가장 필수적인 조사 내용이다.
출마하는 지역구의 동별 세대수, 성별 인구수와 성별 유권자수(만 19세 이상)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의 10세 별 인구 비중을 파악해야 한다. 지난 선거 결과를 분석하는 데 있어 인구통계학적 군집이 어떤 투표 행태를 보여 왔는지를 알아야 선거 전략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20대 남성이 여당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역대 선거 결과를 확인하고도 여당 후보가 20대 남성을 타겟으로 홍보 전략을 세우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또 후보 자신이 군소정당의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 어떻게 타겟 유권자들을 넓힐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렇게 지역 유권자 현황은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사는 동별 투표구가 어디인지, 혹은 선거구에 50-60대 자영업자가 많은 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