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글을 통한 울림의 시간

"글"을 통해 나를 발견하다

by 글앤리치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글쓰기의 고독함이 어떤 면에서는 좋고, 어떤 면에서는 나쁩니다.


그래도 고독함을 즐기기로 하고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러다가 글쓰기 모임 "더 퍼스트 1기, 2기 합동 워크숍"에 다녀왔습니다.


날씨도 우리의 모임을 축하해 줍니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살살 부는 너무도 좋은 날이었습니다.


몇 년 만에 나가는 홍대인지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산 넘고 물 건너, 지하철과 버스를 자유롭게 넘나들어 홍대에 도착했습니다.


요즘 오프모임에 가면 조금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주변을 한 바퀴 돌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낯 선 곳으로 들어갈 용기가 생깁니다.


간판을 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건물 안쪽이 까만 벽에 아무 장식이 없고 어둡습니다.


엘리베이터를 내리자 100명이 넘은 참석자들의 명찰이 어마어마합니다.


4시간 동안 감동스러운 이야기와 좋은 말씀이 너무 많아 일일이 기록을 할까 고민을 했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록하느라 놓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볼 빨간 현장의 분위기,


발표해 주시는 분들의 진실한 표정,


울다가 웃다가 호응해 주는 청중의 반응,


따듯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것들을 온전히 마음으로 느끼고 싶었습니다.


한 가지 취미로 이렇게 공감하고 즐거울 수 있음에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가기 전의 설렘만큼 다녀온 이후에 여운도 길게 남았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작은 촛불이 되었습니다.


작은 촛불 하나 켜보면 달라지는 게

너무나도 많아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던 내 주위엔

또 다른 초 하나가 놓여 있었기에


불을 밝히니 촛불이 두 개가 되고

그 불빛으로 다른 초를 또 찾고


세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어둠은 사라져 가고


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너의 손잡아 줄게


- GOD, 촛불 하나 -


영화 아바타를 보면 영혼의 숲 한가운데 '영혼의 나무'가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가족과 작별 인사를 하기도 하고 부족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도 '영혼의 나무' 아래 모입니다.


생과 사를 이어주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신비한 공간입니다.


촉수를 연결하면 그곳의 세상과 교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이 그런 모임이었습니다.


다양한 나이와 직업,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사람들이


독서와 글쓰기 하나로 영혼의 숲에 모여 소통했습니다.


오늘은 나비족이 되었습니다.


I see you.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