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한때 즐겨보던 다큐 3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서민들의 일상 어딘가로 들어가 3일 동안 그들과 함께 촬영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일이 있습니다.
2025년 8월 15일 7시 48분 안동역 앞.
여행 중인 청춘 2명과 다큐 3일의 PD가 10년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사연이 있습니다.
유튜브에 있는 당시 방송을 보니 여행 중인 두 학생이 있었습니다.
안동역 앞에서 다큐 3일의 PD와 인터뷰를 하던 중에 갑자기 "우리 10년 후에 다시 만날까요?"라고 했고 세 명이 약속을 하게 된 사연입니다.
한참이 흘러 당시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고 사람들이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사자의 댓글이 하나 달리면서 조회 수가 폭발하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댓글에 댓글을 달면서 이들의 사연을 주목했습니다.
'과연 이들은 약속을 지킬 것인가?'
'참 낭만 있다.'
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이 저에게도 이 영상을 보내주었네요.
저도 이 사연이 너무 궁금해서 영상이 올라오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오늘 그 영상을 봤습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나서도 잠시 동안 추억에 잠겨 있었네요.
영상과 함께 저의 10년 전과 청춘 시절이 겹쳐 보였습니다.
당시 영상은 '내일로' 기차 여행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관찰한 것이었습니다.
20대 초반 청춘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있었고 그때에만 느낄 수 있는 패기와 열정이 보였습니다.
기차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거나, 탑승 계단에 앉아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모습들.
서로 간식을 나누고 우정을 나누었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화해도 했습니다.
또 어느 틈에 사랑이 싹트기도 했을 것입니다.
젊음이 만들어 낸 추억입니다.
그중에 몇 명은 이번 영상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유치원 선생님이 된 사람도 있고요.
밴드를 하는 사람도 생겼고요.
웹툰 작가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일반 회사 직장인이 되어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10년 전 20대 초반이면 지금은 30대 초, 중반일 테니 각자 다른 곳에서 생활인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세 사람도 예전과 똑같이 재회하지 못했네요.
세 사람은 한 화면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약속을 지켰습니다.
중요한 것은 세 사람 중 누구도 약속의 날을 잊지 않았다는 거예요.
당시에는 무심코 했던 젊은 날의 인터뷰와 짧은 영상이 10년이 지나서 낭만으로 돌아와 주었네요.
가끔 나는 어떤 목적으로, 어떤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지 방황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명확하게 정해두면 좋겠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그런 것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목적과 이유에서 이든지 기록해두면 모두가 추억이 됩니다.
혹시 또 압니까?
10년 후에 작가가 되어 지금 이 블로그를 열어보며
'아, 이때부터였구나.'
라고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