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으로 물건 팔기

아이러너러닝머신 x7 두 번째

by 옥봉

나는 결국 아이러너러닝머신 x7을 팔 수 있었다. 구매자는 오기로 한 정각 1시에 왔고 아침에 보냈던 내 챗에 대한 답장은 12시경에 왔다. 잠적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던 그에 대한 평은 바로 성격이 느긋한 여유로운 사람으로 바뀌었다. 구매자는 높이가 높은 벤츠-나는 운전을 못하고 차종에 대해서도 무지한 편이지만 벤츠는 안다-를 타고 와서는 트렁크의 뒷문을 열었고 나는 그를 도와 억척스럽게 차 뒤에 러닝머신을 밀어 넣었다.

자연스럽게 우수리 1000원을 떼고 입금하겠다는 그 말에 “아니! 제가 이거 실어드렸잖아요.. 이거 이거 여기로 끌고 와서” 바로 나는 그렇게 우다다 대답했다. 화를 내진 않았지만 약간은 억울한 목소리였던 거 같다. 구매자는 아무 말없이 바로 내가 받기로 한 금액을 입금했고 나는 그에게 그 앞에서 “구매 감사합니다 “라는 챗을 보냈다.

그는 이 고가의 러닝머신이 고장이 난 적이 없는지 여러 번 물었고 나는 그에게 ”제가 아이들 옷방에 두고 식후에 빠르게 걷기 용으로만 사용했어요, 고장 난 적은 없어요 “라고 순한 대답을 했다. 나는 천 원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 천 원을 받아냄은 첫시작의 완벽한 마무리를 맺는 의식과도 같아 반드시 받아야하는 돈이었다.


사실 그 러닝머신의 후기를 보면 힘이 좋다는 평이 많았었는데 나는 그 기계를 40km/h이상 쓴 적이 거의 없다. 아마 빨리 달렸어도 충분히 제 몫을 했겠지만 우리 집에선 그 러닝머신은 워킹머신이었다. 요새 나는 많은 것을 후회한다. 가장 큰 후회는 이 집을 내 명의로 안 하고 공동명의로 한 것이다. 고생하는 남편에게 내 집 장만이라는 만족감을 주고 싶었다. 나는 그 마음을 후회한다. 한 번도 달려보지 못한 러닝머신을 후회한다. 며칠 전 정숙이가 새해 선물을 주러 왔을 때 난 주차장에서 그 애의 차에 올라 내 얘기를 했다. 얼굴이 왜 이렇게 안 좋냐는 그 말에 절로 말이 나갔다. 나는 그 얘기의 끝에 “ 나 그 사람 사랑하나 봐..”라고 말했다. 이제 50이 된 나는 그 사랑을 후회한다.

하지만 어떤 일들은 그 끝을 알아도 선택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 그 하나 “괜찮아”라는 그 말 한마디가 좋아보여서 나는 정말 괜찮을거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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