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너러닝머신 X7
남편이 지난주 목요일에 말했다. “파산신청을 해야 할 거 같아 “ 나는 그냥 ”응?”이라고 되묻는 것 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5년 1월 마지막주 설날이 끝나고 새해가 시작될때 파산도 시작됐다. 집담보로 돈을 가져간지 한달만이었다.
10월 남편은 급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리저리 돈을 빌리는 모습에 난 마이너스통장을 일으켜 그에게 일억사천을 주었다. 11월이 되자 그는 집담보로 오억을 가져갔다. 중소기업 사장으로 20년을 산 그를 이해했고 안되면 집을 줄이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한 달 후 12월 그는 다시 나를 설득해 은행으로 데려갔고 또다시 오억을 빌렸다.
나는 그 은행 주차장에서 죽도록 내리기 싫었다. 깁스한 발목도 아팠고 남편도 아프도록 미웠다. 하지만 결국 은행 상담창구에 앉아 두꺼운 서류뭉치에 사인을 했고 숨겨진 그의 부채를 알았고 올해 안에 집담보를 값아준다는 그 말이 헛된 약속임을 알게되었다.
그 날 남편은 정말로 기뻐하며 은행에 감사해했다. 지점장이 문앞까지 배웅하며 이용해줘서 고맙다 인사하자 뿌듯해하기까지했다.
그 후로 나는 당근에 물건을 내놓았다. 비싸게 샀지만 헐값이 된 물건들은 당근에 이젠 사용하지 않아서라는 가장 흔한 말과 함께 올랐다. 그중 고가인 러닝머신을 당근에 내어놓고 남편에게 말하자 그는 나를 막았다. 파산신청 전에 이렇게 물건을 팔면 안 된다고 파산신청이 안 받아들여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친한 언니의 학교선배의 남편의 후배를 소개받았다. 그는 유능한 파산전문 변호사라고 했다.
“러닝머신을 30만 원 정도에 내놓았는데 남편이 못 팔게 해요. 팔면 정말 안 되나요? “ 그 심각한 상담에 끼어들어 간절히 묻는 내 질문이 너무나 하찮았던 걸까 변호사는 웃으며 자잘한 것들은 상관없다고 괜찮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이 기뻤고 상담받는 처음 웃을 수 있었다.
오늘 1시에 구매자가 오기로 했다. 판매가 삼십칠만천 원. 남편과 아침에 내려놓고 구매자에게 글을 보냈다. 본체는 내려놓았고 오시면 매트와 케이블을 가지고 내려가겠으니 연락을 달라.
구매자는 답장이 없다. 그 혹은 그녀는 이미 한번 연락이 두절된 적이 있다. ‘한 시에 연락이 올까? 내가 변호사와 상의까지 해서 내놓은 물건인걸 알까? ’ 당연히 그는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괜스리 원망스럽고 앞으로 당근을 이용할 땐 칼답을 하리라 다짐한다.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 그 사람이 답이 없어…” 풀죽은 내목소리에 남편이 말한다. “괜찮아, 안 팔리면 내가 밤에 다시 들고 들어갈게 “ 나는 남편이 고마웠다. 아침에 내려놓은 러닝머신이 너무 무거워서 내 명의로 된 모든 것을 산산히 부숴갈 그가 고마웠다. 나는 그렇게 전화를 끊고 언젠가 들었던 브런치를 찾아 회원가입을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의 초등학교 때 꿈은 동화작가였으니까 동화는 항상 해피엔딩이고 내 이 기록도 끝은 해피엔딩일 거니까 시작은 괜찮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