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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읕 Mar 16. 2021

GIO STORY #6

2021년 3월 2일 화요일의

지오 이야기


지오가 처음으로 어린이집을 갔다.


원래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등록까지 마쳤다. 그런데 막상 첫날에 가보니 너무 좁은 방에 만1살짜리 아기들이 대여섯명이 복작복작 모여 있는 걸 보고 여길 보내서는 안되겠다는 결심이 섰다,라고 소영이가 하원하자 마자 얘기를 꺼냈다. 


무던한 사람이 오죽하면 저럴까 싶어서 부랴부랴 2순위로 생각해뒀던 어린이집에 전화를 했다. 집에서 도보로는 이동이 어렵고 차로 등원을 시켜야 해서 최종 선택에서 2순위로 밀렸었던, 그래서 아예 상담조차 받아보지 않은 곳이었다. 전화를 했더니 흔쾌히 바로 방문해서 상담을 하자는 거였다.


그 어린이집을 들어서는 순간 밝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원장 선생님부터 담당 선생님들까지 긍정적인 기운이 물씬 풍겼다. 교육프로그램은 어떻게 되냐, 음식은 저염이냐, 식단은 어떻게 되냐, 선생님은 몇 분이고 인당 몇 명의 아기를 돌보시냐 등 꼼꼼하게 따져봤다. 그럼에도 나에겐 이런 절차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왠지 이곳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마음 한 켠에 일고 있었으니까. 


하나하나 이성적으로 꼼꼼히 따져보지만 언제나 결정은 감성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또 인간 아니겠는가. 내일부터 이곳으로 등원시키겠다고 이야기하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하루 동안 여러 일이 벌어졌고 딱 그만큼의 여러 결정이 뒤따랐다. 어린이집을 어디로 다닐 건지 결정은 소영이와 나의 몫이었지만 적응하고 성장하는 것은 오로지 지오의 몫이었기에 집에 돌아와서는 내일부터 일어날 일을 지오에게 하나하나 상세하게, 반복적으로 들려줬다.


아무쪼록 첫 사회생활을 잘 해내기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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