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론에서 장자가 말한다.
“내가 그대와 논쟁을 한다고 치자.
그대가 이기고 내가 졌다면,
그대는 정말 옳고 나는 정말 틀린 것인가?
한쪽이 옳으면 다른 쪽은 반드시 틀린 것인가?
둘 다 옳거나 둘 다 틀린 경우는 없을까?”
오늘 책을 읽다가 이 문장을 만났다.
누군가는 다툴 때,
싸움에서 이겼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왜 오히려 먼저 사과하는 사람이 ‘이겼다’고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만약에 본인이 틀렸는데도 논쟁에서 이겨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멋지지 않았다.
세상에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기고 지는 것에 집착하는 모습은
슬플 뿐이다.
모두가 옳을 수도 있고,
모두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안다면,
승패는 중요하지 않아진다.
이 길이 맞고 틀리다기보다,
그저 내 길에 집중하고
걸어가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싶다.
오늘도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일깨워 준 문장을 만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