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작가님 책을
한 권 다 읽고 난 뒤,
경제서를 읽어보겠다고
머니트렌드를 펼쳤다.
세 장쯤 넘어갔을까.
이상하게 글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책을 덮었다.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펴고,
또 덮고를 몇 번씩 반복했다.
네 번쯤 반복한 후에도
역시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책의 가운데를 펼쳤다.
놀랍게도
그 순간부터 읽히기 시작했다.
단숨에 끝까지 몰입하며 읽었다.
내일은 앞부분으로 다시 돌아가
조금씩 이어서 읽을 예정이다.
그때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결국 도착해 있다는 것.
가는 길이 다를 뿐,
출발선이 달랐을 뿐,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퇴근길도 매일 같은 길을 가지만,
가끔은 전혀 다른 길을 택해도
결국 집 앞에 서 있는 것처럼.
출발이 늦었다고
멈춰 있을 이유는 없다.
늦더라도,
우회하더라도,
길의 모양이 조금 다를 뿐이다.
걷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어 있다.
“네가 가는 곳이 중요한 것이지,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