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을 보면,
남편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내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자주 보고, 자주 생각하면
자연스레 말로 나오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사랑하는 남편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랑 만나기 전,
그는 운동이란 운 자도 모른 채 살았다.
함께할 취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러닝을 준비했고,
몇 달 전에는 같이 하프 마라톤에도 나갔다.
나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건강을 위해 앞으로는 5km 정도만 뛰기로 했다.
남편은 내가 여태 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나무늘보에서 열정맨으로 변해 있었다.
이틀에 한 번씩 혼자 10km 이상을 달리며
풀마라톤을 목표로 한다.
몇 년 동안 지켜본 바로는,
소파와 침대와 하나가 되어
절대 움직이지 않던 남편이
이제는 완전히 변했다.
엊그제는 발바닥이 아프다며
걸을 때 절뚝거리기도 했다.
“왜 그렇게까지 하냐.
건강하자고 시작한 거 아니냐.”
말리기도 했지만,
눈빛은 이미 풀마라톤의 시작점에 있었다.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내 안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런데 주변을 보면,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많다.
과유불급.
몰랐던 열정을 꺼내는 것도 경험이고,
언제 멈춰야 할지 아는 것도
경험을 통해서만 배운다.
오늘도 저녁 9시가 넘어서
혼자 달리러 간 남편을
생각하며 적는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변화를 통해
그들의 삶을 조금 더 깊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