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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인호 Jul 06. 2020

코로나19를 만난 패키지 여행사

코로나19를 맞이한 국내 아웃바운드 패키지 여행사 홈페이지를 기록

여행업에서 일을 하는 모든 이에게 2020년은 악몽 같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여행 관련 산업이 그야말로 초토화가 되었다. 



많은 여행사가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으며 버티며 그나마 고객이 있는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아웃바운드 시장만큼 여행사가 국내여행시장에서 돈을 벌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그나마 숙박 예약 플랫폼(OTA)은 사정이 좋은 것 같고, 그다음은 티켓 등 단품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정도가 어떻게든 수익을 만들려 노력 중이다.


본의 아니게(?) 여행시장이 국내여행 밖에 안 남은 상황이라 지자체부터 아웃바운드에 집중하던 여행사와 여행 플랫폼까지 국내 여행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빠른 숙박, 액티비티 플랫폼들은 지자체와 함께(지자체에 홍보 지원을 받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한국에 지사나 사무소가 있는 글로벌 OTA들 또한  각 지사에서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패키지 여행사들 또한 명목으로 유지하던 국내여행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질주라고 하기에는 이거밖에 못하니까...)



너무 불확실한 상황이라 글로벌 여행시장이 언제쯤 정상화될지 아무도 장담하거나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짐작컨대 한 동안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호황만큼 시장이 회복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위기가 장기화될수록 많은 여행사들이 문을 닫고 실업이 발생할 것이다. 오히려 이런 위기에는 이제 막 사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아직 서비스를 만들고 있거나, 매출을 내지 못하는), 외주 등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작은 조직이 버티기(?)에는 조금 더 좋을 것이다. (나도 메르스 위기에는 매우 작은 조직을 운영하고 있어서 큰 타격 없이 견디어 냈다)



팬데믹이 오래될수록 자금이 많은 큰 기업과 자금을 덜 쓰는 작은 기업을 제외하고 중간 허리 사이즈의 회사들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패키지여행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싼 가격에 단체로 몰려다니는 형태가 아닌 소규모&고가의 상품 시장으로 변화할 수 있다. 자유 여행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코로나가 2020년 상반기를 휩쓸고 지나간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 주요 아웃바운드 패키지 여행사의 홈페이지는 어떠할까 궁금해서 기록해 두고자 한다. 훗날 오늘의 위기가 추억이 될 때 즈음 다시 보면 재미있겠지.


1. 하나투어 (https://www.hanatour.com/)

2019년 12월 주인이 바뀌고 코로나를 만났다. (얼마나 짜증 날까)  2020년 오랜 기간 준비한 새로운 플랫폼 하나 허브(?)를 론칭하고, OTA로 거듭나려 한다. 코로나 위기에 유/무급 휴직을 하며 비용을 줄이기를 하고 있는 동시에 조직을 개편하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조직개편(대대적인 규모 줄이기)이 이미 예정된 일이고, 코로나로 인해 당위성이 확보(?)된 걸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구조조정 없이 유/무급휴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듯하다. 


홈페이지를 보니 역시나 그래도 대기업답게 빠르게 국내 여행 상품을 메인에 깔고 홍보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제주도 여행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숙박, 골프 여행의 카테고리도 눈에 뜨인다. 아웃바운드에 집중했던 여행사인데도 해외 관광지는 하단에 아주 조금 노출 중이다.  나름 빠르게 국내에 집중하는 모습. 

(그래도 여전히 메뉴 첫 번째는 단체 패키지 - 동남아)



2. 모두투어 (www.modetour.com/main)

모두투어는 별다른 이슈없이 현재는 버티기 모드가 전략으로 보인다. 


홈페이지에도 별다른 변화는 없어 보인다. 제주도 여행 관련 배너가 하나 중간에 있는 거 말고는..


고객센터도 단축 운영을 하며, 비용 최소화 숨만 쉬기를 적극 실천 중으로 보인다.

(사이판 너무너무너무 가고 싶다)


3.  노랑풍선(https://www.ybtour.co.kr/)

패키지 여행사의 막내 상장사답게 코로나 상황에도 주가를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긍정적인 뉴스를 많이 내보내려 한다. (화이팅, 저도 소액 주주입니다)  내부적으로는 마찬가지로 휴업과 휴직으로 비용을 줄이는 중.



홈페이지 역시나 메인은 제주도 여행으로 세팅하고, 강원도, 울릉도, 삼척 등 모든 배너가 국내 목적지로 세팅되어 있다.  그나마 빠르게 잘 대응하고 있는 듯하다. (여전히 메뉴 첫 번째는 해외 패키지)



4. 인터파크 투어 (http://tour.interpark.com/)

코로나 19로 여행시장도 어려운 만큼 공연시장도 어려워서 인터파크 투어나 티켓이나 타격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그래도 호텔과 항공을 단품으로 팔았던 짬이 있어서 국내 숙박에 집중하는 듯 하기도.. 역시나 제주도 여행은 곳곳에 깔아놓고 홍보하고 있다. 



5. 참좋은여행(http://www.verygoodtour.com)

삼천리 자전거는 오히려 코로나19로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늘어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아무튼 참좋은여행도 우선은 국내여행에 집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가 할게 그거뿐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6월 국내 골프여행 예약이 전년대비 300%나 증가했다고. (그래서 몇 건인지 궁금) 


홈페이지는 전면 배너로 시원하게 만들어 두었고, 역시나 제주를 비롯해서 현재 살살 입국이 허용되는 관광지를 홍보한다. 국내 여행 시장에 적극적인 액션을 취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이거라도 해야 하니까.."의 느낌이 더 크다



※ 참고로 오늘 방문한 모든 여행사들이 사이판이나 괌, 유럽 일부 국가 상품을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인 입국 허가 정책에 따른 것이다. 



6. 여행박사 (https://www.drtour.com/)

코로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출된 여행박사. 벅스 뮤직의 대표가 겸직을 맡는다고 한다.

여기도 모회사인 NHN이 어느 정도 바쳐 줄 테니... (모회사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게 역시 좋다)

역시나 제주를 메인에 깔고는 있지만 국내에 정말 집중한다는 느낌은 아니다. 



7. 한진관광(http://www.kaltour.com/)

모회사도 자회사도 힘든 케이스. 게다가 집안도 뭔가 시끌시끌하다. 역시 분산투자를 해야


역시 뭔가 올드하다. 

역시나 제주도에 집중하고 있고, 안동이나 울릉도 등 국내 여행지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래도 추석 연휴에는 해외여행에 대한 문의가 좀 있는지 추석여행을 타깃으로 해외 패키지도 일부 홍보하고 있다.

진짜로 유럽이며 일부 국가에서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하거나 해제하였다고 한들 얼마나 수요가 회복될까 싶지만.. 이런 기사도 나온 걸 보면 진짜 수요가 꽤나 있을지도...


8. 레드캡투어(https://www.redcap.co.kr/)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패키지여행사업은 점차 힘을 빼고 있는 듯한 레드캡투어. 상용이 강한 회사라 상용과 렌터카에 집중을 더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홈페이지를 들어가 봐도 메인은 상용여행인 게 딱 보인다.


해외여행 메뉴를 눌러들어가 보니 역시 국내여행은 취급을 안 하던 곳이라 국내 상품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해외 패키지가 진열되어 있다.


9. 그밖에...

KRT여행사(https://www.krt.co.kr/)

요즘 제일 핫하신 미스터 트롯과 제주를 메인 배너에 깔았지만 스크롤을 조금만 하면 해외 패키지여행상품을 진열해 두었다. 역시나 "지금은 제주뿐이 할 게 없으니 제주라도..."의 느낌이다.




내일투어(http://www.naeiltour.co.kr/)

국내를 원래 안 하고 있다 보니 홈페이지에도 국내 상품이 그냥 없다. 그나마 갈 수 있는(혹은 곧 갈 수 있을 거 같은) 여행지 패키지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이판, 하와이, 유럽.  여기도 추석에 떠나는 유럽 여행을 홍보하는 거 보니 문의가 좀 있는 걸까?


롯데관광(http://www.lottetour.com/)

강원도, 제주도 여행 관련 배너와 함께 그리스, 괌 상품이 함께 노출된다. 


그래도 국내 상품을 적절히 노출시키고 있다. 원래 타깃 고객이 5060으로 국내 패키지 상품 소비층과 어느 정도 겹치기는 여행사들이 국내 패키지 상품을 모객 하는 게 조금 더 수월한 듯 사료된다.


온라인투어 (https://www.onlinetour.co.kr/)

제주도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여행상품을 그래도 잘 깔아 두었고, 대한민국 동행 세일에 참가한다는 배너가 눈에 뜨인다. 보도자료도 배포하며 살아있음을 홍보하고 있다. (배너를 눌러보면 12개 상품 정도를 할인 판매한다.)


투어2000(https://www.tour2000.co.kr/)

제주도와 일부 국내 상품을 홍보와 함께 9월 10월 유럽여행 홍보중.


온누리투어(http://www.onnuritour.com/)

국내 상품은 취급을 안 하고 있던 곳이다 보니 국내는 전혀 없다. 아직까지 홈페이지에 설날 프로모션이 있는 거 보니 멈춰있는지 꽤 되었나 보다. (배너를 클릭하면 없는 상품으로 나온다)


자유투어(http://www.jautour.com/)

모두투어의 자회사로 코로나19 위기로 이런저런 소문이 좀 있었고 현재 진행형이다. 

역시나 국내는 안 하던 곳이다 보니 해외여행 관련 배너들이 메인을 채우고 있는데 업데이트는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물섬투어()

규모에 비해 민첩하게 국내 상품으로 홍 보도하고, 재난지원금 사용도 가능하다고 배너도 달고, 여행 상품권도 파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듯하다. 최근에는 제주 상품으로 홈쇼핑도 진행.


투어캐빈(http://www.tourcabin.com/)

여행사는 아니지만 패키지여행 상품 가격비교 서비스(혹은 메타 서치라고 해야 하나)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투어캐빈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개편하기 위해 무기한 서비스 중지를 선택한 듯하다.  


트립스토어(https://www.tripstore.kr/)

배달의민족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패키지여행 가격비교라는 난 절대 안 될 거라 생각했던 분야에서 멋진 성과를 만드는 트립스토어도 마찬가지로 해외여행을 못 가는 끔찍한 상황을 만나 우선 국내 숙소 예약 서비스를 출시해서 뭐라도 하고 있다. 숙소 예약 서비스는 아고다 제휴프로그램(Agoda affiliate)를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뭐라도 (국내여행 상품 판매)하거나, 뭐라도 하는 시늉만 하거나,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누가 잘하고 있는 거라고 쉽게 말을 하기 어렵다. 지금 비용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그게 시대에 뒤쳐지거나 경쟁력을 낮추는 선택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특히나 숙박이나 액티비티와 같이 변화를 그래도 빠르게 줄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닌 여행사, 스타트업과 같이 민첩하고 빠른 변화를 주기 어려운 여행사의 조직구조 특성상 더욱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스타트업이라고 모두가 빠르게 대응 가능한 조직문화를 가진건 아니다.)


또 하나 더의 문제는 국내 여행시장은 딱히 돈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 패키지 여행사가 국내 여행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 수익보다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  (국내 상품은 수익성이 낮으나 상품의 판매를 위해 투입되어야 하는 인력은 해외 패키지와 비슷한 인력의 투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웃바운드 패키지 여행사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더욱 제한적이지 않을까...



여행 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작은 회사의 대표로서 이걸 어떻게 견디어야 하는지 나 또한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 같은 날을 보내고 있다. 참고로 난 분수의 덧셈 이후에 수학을 포기한 수포자이다 


흔히 말하는 포스트 코로나에 이 여행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리의 여행 형태는 다시 어떤 모습이 될지도, 이 업계에 어떤 회사가 살아남고 어떤 곳이 사라질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언제 다시 여행을 갈 수 있는 건지가 제일 궁금하다)


그래도 희망은, 

하루빨리 이 상황이 마무리되고 여행업에 있는 모두가 안녕했으면 좋겠다. 

다시 종로의 밤거리가 북적이면 좋겠다.  (갑자기 일기 쓰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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