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2025, 올해는 어떤 로망을 쫓아가볼까

‘느리게’ 버튼 꾸욱

by 하운

격랑과도 같은 작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2025년의 새 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사람들이 저마다의 뜻을 안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해돋이 명소를 방문하여 새해 소망을 마음속에 품어보기도 하고, 유명한 사찰을 찾아 사랑하는 이들의 건강과 무운을 간절하게 빌어보기도 한다. 한겨울에 더욱 취약해지는 길고양이도 인도가 아닌 자기만의 길을 후다닥 내달린다. 바야흐로 시작의 달, 1월이 되면 많은 이들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진다. 그래서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은 뜨겁다. 역시 동기부여에는 제격인 기간인 1월이다.

올해에는 어떤 방식으로 무슨 로망을 쫓아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신나게 조각해볼까. 돌이켜보면 매년 ‘성장’ 지표를 설정하고 이루어내는데 관심을 기울여왔다. 존재 가치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인정 욕구는 날 움직이게 하는 힘이었기에, 어떻게 보면 ‘순수하게’ 열심히 해왔다. 그러다 보니, 삶의 시계 분침이 너무나 빨리 내달렸다. 인생이 ‘빨리감기’가 되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된 것이다. 경마장의 말처럼 앞만 보고 빠르게 달렸기에, 네비게이션만 믿고 가다 보니 미처 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간 것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느리게 살아보려 한다. 어렸을 때부터 ‘빨리빨리’의 문화 속에서 자라며 그러한 삶을 강요받아온 우리인데, 어쩌면 빨리 사는 게 정답이 아닐 수 있다. 느려도 할 건 다 할 수 있다. 느리게 살았을 때 어떤 세상이 눈에 들어올지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너무 빨리 달려온 나는 이번에 슬로우 버튼을 눌러보기로 결심했다. 런닝에서도 달리다가 걸으며 쉬게 되면 다시 달리기가 쉽지 않듯이, 나한텐 어쩌면 두려운 도전이다. 그렇지만 한 번 해 볼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일시정지가 아니라서 멈추는 게 아니기에. 도전자의 입장에 있는 건 두려움과 설렘을 동반하기 마련이기에. 그래서 토끼가 아닌 거북이가 되어 정도를 걸어보기로.


우선 올해의 다짐을 나타내는 현수막을 마음속에 내걸었다. ‘느리게 천천히 내실 다지기’ 그리고 느리게 살 수 있는 장소를 꾸준히 방문해서 내 삶의 일부로 스며들게 하려 한다. 도서관에서 학창시절처럼 치열하게 공부하고, 카페에서 절친한 지인과 격의 없이 폭넓은 대화를 하고, 전시회에서 작품의 세계에 빠져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등산을 통해 내 삶의 그릇의 크기를 점검할 것이다.


자칫 느리게 산다는 것은 마음 편히 별 생각 없이 유유자적한 삶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런 성격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잘 안다. 열심히 하지만 느리게. 어쩌면 이건 왼쪽을 보면서 오른쪽을 보는 걸 수도 있겠다. 불가능한 걸 수도 있고, 이전보다 더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거다. 나는 꾸준함의 대명사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들이 확고해지니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1년 후 2025년을 돌아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지. 5년 후 2030년에 이 글을 본다면 어떨까. 성공이냐 실패냐 판가름할지, 아니면 어떤 명확한 결론을 얻을지 알 수 없지만, 올해 1년 동안은 속도 제한 표지판을 열심히 내 삶의 곳곳에 설치하고 나만의 인생 교통 법규를 준수할 것이다. 잊지 말자. 느리게 버튼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