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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Hong Sep 21. 2023

감당할 수 있는 모험에 베팅하는 법

슈독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 모두 모험을 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대범하지도, 내 자신을 믿지도 않는 나이기에 새로운 모험을 할 때마다 망설이고 고민하게 된다.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의 슈독을 읽으며, 필 나이트는 자신이 열망하는 것을 위해 과감히 뛰어들면서도 이에 따르는 위험을 적절히 관리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필 나이트가 떠안아야 했던 위험과 이를 적절하게 관리한 방법에 대해 정리해 본다.

인재 채용 시 리스크

나이키의 초기 직원 대부분은 어디서나 탐낼만한 인재는 아니었다. 다만, 맡은 역할에 대해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나이키 초기 직원 중 어떤이는 고도 비만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탈락하기도 했고, 어떤 이는 장애가 있어 다른 일을 구하는 데 애먹었고, 누군가는 달리기와 일에 미쳐 있어서 아내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그럼에도 필 나이트는 이들과 함께 했다.


어쩌면, 필 나이트의 이러한 선택은 강제된 것일 수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누구나 탐낼만 한 인재가 지금 막 시작한 미래가 불투명한 회사에서, 초보 창업자와 함께 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필 나이트의 선택에는 명확한 기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기준은, 첫째 이들 모두 각자의 역할에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둘째, 모두 필 나이트가 가진 비전에 깊이 공감하는 사람들이 었다. 셋째, 필 나이트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미쳐(?) 있는 사람들이 었다. 알랭드 보통이 결혼에 관해 쓴 글에서 처럼, 사실 누구나 조금씩 미쳐있다. 성공적인 결혼이 배우자가 미쳐있는 그면을 내가 감당할 수 있어야 행복한 결혼이 될 수 있듯 같이 일하는 사람의 독특함이 내가 감수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문제되지 않는다.


이러한 기준에 맞는 사람들은 가끔 사고를 치기도 했지만 나이키에서 자신의 능력을 아낌 없이 발휘했고 꽤 오랜세월 동안 함께 했으며 필 나이트가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해 했다. 결국 조금씩 하자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필 나이트의 선택은 가장 가성비가 좋은 인재 채용이었다.


재정적 리스크와 규모의 리스크

필 나이트는 처음부터 전업으로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또한, 큰 돈을 들여 사무실을 임대하지 않았고, 부모님 집의 지하실에서부터 시작했다. 처음부터 신발을 직접 만들지도 않았고, 모든 종류의 신발이 아니라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런닝화를 수입하는 것으로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가끔 모든 걸 걸고 뛰어들지 않는 사람들을 나무라거나, 모든 걸 걸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람들을 본다. 물론, 정말 열심히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든 성공하기 힘들다. 다만, 정말 열심히 하는 것과 모든 위험을 대책 없이 떠 안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모든 걸 걸었기 때문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도 있지만, 조바심에 잘 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 모든 걸 걸면 한 번에 기회밖에 없지만, 감당할 수 있는 모험이라면 여러번의 기회를가질 수 있고, 그 중 한 번이라도 성공하면 그걸로 충분할 수 있다. 의외로 사업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신중하고 위험을 관리하려는 사람들이다.


법률적 리스크

법률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일단 주위에 믿을 수 있는 전문가를 두어야 한다. 필 나이트 최초 동업 계약부터 동업자와 친분이 있는 변호사 입회하에 계약을 진행했으며, 이후 여러가지 선택 시 지속적으로 조언을 구했다. 회사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소송에서는 가장 믿을 수 있고 해당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변호사를 선택했다.


둘째, 아무런 리스크도 없는 선택은 없고, 감당할 수 있는 법률적 위험을 선택해야 한다. 책에서는 오닉스 타이거와의 소송에서 본인의 문제될 만한 행동(몰래 서류를 훔쳐보고, 상대방 회사에 스파이를 심어 둔일)을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양심과 신념에 따르는 것 처럼 나온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를 인정했을 때와 인정하지 안았을 때 따르는 위험을 비교하여 영리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나이키가 이를 숨기려하고 상대방이 이를 문제 삼았다면, 배심원과 판사는 나이키에게 진실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당사자의 신의성실을 중요시하는 미국의 재판제도에서 매우 분리할 수 있었다. 분리한 사실을 먼저 고백하면, 이 것이 재판 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는 있었도 재판을 끝낼 정도는 아닐 수 있었다. 이러한 전략은 배심원과 판사에게 상대적으로 약자인 나이키의 절박함을 잘 전달했고, 적어도 배심원과 판사에게는 진실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


셋째, 기본적인 투자에는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변리사로서 특허 출원에 대해 물어보는 지인 중 90%에게는 만류하고, 사업을 하는 지인 중 상표에 대해 물어보지 않는 사람에게도 상표는 출원할 것을 강권한다. 나이키는 넉넉지 않은 재정 상황에서도 착실하게 상표를 출원하였으며, 본인들이 발명한 신기술의 특허 출원에도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비용 투자가 오닉스 타이거와 나이키의 소송의 승패를 갈랐고 나이키라는 기업을 구원했다.


아무런 모험도 하지 않는 모험

일대의 모험은 아무런 모험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살며 내일이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일단, 행동해야 한다. 대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모험을 선택하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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