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쳉스토호바 기행] 수도원에서 찰나의 분위기 전환!

<쳉스토호바 시립미술관>, 순례길 한가운데의 현대 미술 전시관

by 흑투리


쳉스토호바를 이리저리 돌고 나서 드디어 비에간스키 광장 대로(Aleja Najświętszej Maryi Panny)로 돌아온 작가 흑투리. 구 시장 광장에서 이 거리를 따라 계속 걸어가면, 야스나 고라 수도원으로 금방 다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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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야스나 고라 수도원에는 굉장히 높은 탑이 있다. 위의 사진에서도 보이지 않는가? 그렇다. 구글 지도를 볼 것도 없이 앞으로 계속 가다 보면 도착하는 그곳이 수도원이다. 다만 2일 차 당시에는 수도원까지 도달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 어쩔 수 없이 대로만 조금 걸어 다니면서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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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미술관...? 도로 중간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니, 카페 감성의 미술관 건물이 투리의 눈에 들어왔다. 와, 이런 곳에도 미술관이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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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의 공식 명칭은 'Miejska Galeria Sztuki'. 사진을 통해 예상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닌 전시관이다. 이 갤러리는 현대 미술가들의 개인전이나 단체전, 주제전 등으로 여러 가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대부분 상설이 아닌 특별전시관 형식으로 구성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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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리가 들어갔을 때의 복도 사진.



투리가 직접 안을 들어가 보니, 당시에는 여러 카툰 캐릭터들의 그림과 기묘한 현대 예술 작품들이 이 미술관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야, 무려 하나님을 섬기는 성당으로 가는 길에 이런 익살스러운 미술관이 있다니. 묘하다. 미술관 갤러리는 크게 두 개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상당수 타 국가로부터 유래한) 카툰 작품 전시관, 다른 하나는 현대 작품관이다. 특정 시기마다 전시관의 내용이 달라져서, 여러분이 이 글을 볼 즈음에는 아마 전시관 대부분이 바뀌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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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거두절미하고 바로 전시관 안을 살펴보도록 하자! 사실 이번 글 같은 관광지(?)는 투리가 설명할 큰 배경설명은 없는 것 같다. 이 갤러리가 도시 안에서 그렇게 의미가 큰 곳도 아니고, 각 작품들에 대한 설명란도 없기 때문이다. 해서 이번 글은 특별한 설명 없이 거의 사진들만 계속 보여주는 식으로 미술관의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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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없이 그림들만 보여주는 경우는 투리의 기행글을 통틀어서 이번 글이 최초인 것 같은데, 그만큼 설명할 게 딱히 없다! 뭐, 이런 날도 있는 법 아니겠는가? 그러니 여러분도 이 글을 읽는 순간만큼은 부담을 덜으시고 편안히 넘어가는 느낌으로 작품들을 구경해도 좋을 듯하다! 동시에 각 만화나 작품들 속에 담겨 있는 폴란드 문화의 익살스러움을 찾으시면 더욱 좋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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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 미술관에 대해 투리가 본 작품들을 사진으로 남겨서 위와 같이 여러분과 함께 공유해 보았다. 이게 투리가 보여줄 전부이다. 어떤가? 평소보다 뭔가 빨리 넘긴 느낌이 들지 않는가?



입장료도 그렇게 비싸지 않은 게, 투리의 기억에는 한화로 5000원 안팎이었다. 혹시나 야스나 고라 수도원을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이 심심할 때, 시간 때우기용으로 들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으로 해당 미술관에 대한 설명은 마쳤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글을 끝내기는 뭔가 심심하지 않은가. 그래서 이날 먹었던 저녁 식사와 함께 쳉스토호바의 둘째 날을 어떻게 마무리했는지에 대해 간단히 얘기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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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참 외국에 있으면 재미있는 게, 정작 체류하는 국가는 폴란드이지만 평소에 못 먹었던 다른 나라의 음식들도 자주 접하게 된다. 대표적인 요리들 중 하나가 바로 이날 투리가 먹었던 음식, 힝칼리(Khinkal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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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위 사진처럼 생긴 음식이 힝칼리인데, 힝칼리조지아(혹은 그루지아) 음식으로 얇은 만두피와 풍부한 육즙이 특징인 만두계 요리이다. 피에로기가 폴란드의 국민 음식들 중 하나라고 하지 않나. 비유하자면 이 음식이 딱 조지아에서 폴란드의 피에로기 격 포지션인 것이다. 이 음식은 캅카스 지방 사람들이 주로 먹었던 음식이었는데, 으깬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새우, 감자, 치즈 등이 주로 피 안에 들어간다.



20250426_181112.jpg 킨할리를 한 입 베어 물고 속의 모습을 찍은 사진. 잘 보시면 육즙이 좀 남아 있는 게 보이실 것이다.



종업원에게 메뉴판으로 킨할리를 주문하니, 종업원이 혹시 이전에 킨할리를 먹어본 적 있는지 본인에게 물어보았다. 투리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종업원은 친절하게 먹는 팁을 알려주셨다.


"음식을 보시면 위쪽이 꼭지처럼 올라와 있을 거예요. 그러면 그 꼬다리를 잡고 방향을 거꾸로 해서 먹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손님께서 손으로 잡으신 꼭지 부분은 절대로 먹지 마세요."


엥, 먹지 말라고? 무슨 조지아 문화나 미신이랑 관련이 있는 건가? 음식이 나올 때는 왜 먹으면 안 되나 궁금했는데, 확인해 보니 그냥 꼬다리가 밀가루 반죽 덩어리라서 굳이 먹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이셨던 것 같다. 게다가 킨할리손으로 먹는 음식이다 보니 위생상의 이슈도 있을 테고 말이다.



해당 음식을 마주한 투리의 첫인상은 어땠나? 우선, 육즙이 많다. 첫 킨할리를 잡고 한 입 베어무니, 먹는 방향을 잘못 잡아서 육즙이 흘러나와 버렸다. 물론 속의 내용물도 적당히 많은 편이지만, 일반 만두나 피에로기에 비해서는 육즙이 많아서 한 입 베어 먹을 때 육즙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그리고 킨할리 하나가 상대적으로 사이즈가 크다. 물론 손으로 집어먹는 보람은 느낄 정도로 클 필요가 있기는 하겠지만, 투리가 먹어본 만두들 중에서는 나름 큰 축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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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고 나면 위의 사진처럼 그릇에는 꼬다리들만 남아 있다! 투리가 기억하기에 원래는 7개였던 것 같은데, 아마 저 중 한 개는 꼬다리까지 다 먹어버렸을 것이다. 본인이 평소에는 잘 안 먹는 편이지만, 한 번 배고프면 좀 많이 먹는 성격이라서 말이다. 아무튼 폴란드에서 조지아 음식을 먹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쳉스토호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음식을 하나 알아가게 되어 좋았다! 투리가 폴란드에 갔을 때 간혹 조지아 음식점들을 발견하곤 했었는데, 여러분이 폴란드에 체류하신다면 이런 음식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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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나니, 조금씩 노을이 지는 하늘. 폴란드는 체감상 한국에 비해 해가 늦게 진다. 4월 말에는 거의 밤 9시나 되어서야 어둑어둑해졌으니, 여유는 많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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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근처에 야외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서, 투리도 쉴 겸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다른 브런치글에서였나, 쳉스토호바에 얼마 못 있어서 이 도시의 거리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사람의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다른 폴란드 도시들은 천천히 거리를 돌아다니며 그 분위기를 음미했는데, 여기 왔을 때는 수도원만 보느라 일정이 빡빡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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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위기를 투리는 이날 저녁에 마음껏 음미하고 돌아갔다! 유럽의 한 로컬 거리에서 생각 없이 앉아서 멍하니 주변을 바라보는 경험. 그 모습을 보는 지인은 한 명도 없겠지만, 그럼에도 느낌 있지 않은가? 여행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주체 '그 자신'만을 위한 것.



우치 이후 다시 마이너한 로컬 거리에 앉아서, 그저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길 뿐이었던 필자! 그 주인공이 지금, 폴란드 아이스크림을 들고 여러분에게 'Cheers!'를 외친다. 본인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나라를 가면 참 어딜 가도 즐겁고 설렌다. 가끔씩은 질리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지만 말이다. 이렇게 타국을 가면 한국에 있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을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교환학생. 한 번쯤은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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