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친구
혜유와 연정이 노래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자 캠코더를 들고 있던 주환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너네 엄청 잘했어! 애들 반응도 괜찮고!"
주환의 옆에 서 있던 소현이 엄지를 들어 보였다. 혜유는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고마워."
이제 준비했던 팀들도 노래를 끝마치고 시상식만 남은 상황이었다. 혜유와 연정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로 마른침을 삼켰다.
3등..
2등..
대망의 1등 발표만 앞두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대망의 1등 발표를 하겠습니다! 1등은.."
혜유와 연정은 맞잡은 손을 더욱 꼭 쥐었다.
"신혜유, 김연정 학생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전교생들이 함성을 지르는 가운데 혜유와 연정은 무대 앞으로 나갔다. 환한 조명이 자신들만을 비추고 있었다. 혜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등학교 가기 전에 좋은 추억을 만들어 놓고 가고 싶어서 이번 연도에 새로 사귄 친구랑 같이 나오게 되었는데.. 1등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혜유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연정에게 마이크를 넘겨주었다. 연정은 조금 긴장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 저는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었습니다. 그래서 혼자가 됐었고, 혼자가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혜유가 제게 먼저 다가와 준 덕분에 이렇게 축제도 나와보고 상도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혜유와 여러분 모두께 감사합니다."
혜유와 연정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상을 받고 자리로 들어갔다. 이번 축제는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축제가 끝난 뒤로 연정은 전교생들에게 일면식이 생겨 모두 연정을 알아보았다. 연정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시선에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연정이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복도를 걸어가는데 누군가가 연정의 어깨를 두드렸다. 뒤를 돌아보니 잘 나간다고 전교에서 소문난 여학생 무리가 서 있었다.
"네가 연정이야?"
"응, 그런데."
"네가 축제에서 신혜유랑 노래 불렀다는.. 걔?"
"응."
"너 우리랑 같이 놀래? 조용한 모범생이 축제에서 나가서 상 받은 게 신기하기도 해서."
연정은 여학생들의 제안이 나쁘지 않았다. 전교에서 친구라곤 혜유 1명뿐이라는 게 조금 외롭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새 친구를 사귀자니 너무 늦어버린 것 같아서 그냥 지내고 있었는데 자신에게 다가오다니, 그것도 잘 나가는 여학생 무리가. 연정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 그러자."
여학생들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연정아, 그럼 앞으로 우리 같이 노는 거다? 대신에 우리랑 친구 했으니까 같이 다녀야 하고, 급식도 같이 먹어야 해."
".. 혜유는? 난 혜유랑 항상 급식 먹는데."
"그건 우리 알 바 아니지. 너 알아서 해결해. 우리랑 친구 하기로 한 거, 무르기 없기다."
연정은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내 교실로 가 혜유에게 말을 걸었다.
"혜유야.."
"응? 왜?"
"나.. 급식 앞으로 다른 애들이랑 먹으려고."
"갑자기?"
"응.. 점심시간에도 같이 못 놀 것 같아."
"아.. 어쩔 수 없지. 알았어."
혜유는 섭섭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