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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천재들

전유성 vs. 박찬욱, 정고암 vs. 황정리

by 아리미 이정환

7-8년 전 전시장으로 익숙한 얼굴이 들어온다. 전유성 선생이다. 깜짝 놀랐다. 개인적인 친분도 없었고 그는 유명인이고 나는 비유명이기 때문이다. 물론 페친이긴 했으나 초대를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전시장을 둘러본 후 테이블에 앉아서 얘길 꺼낸다. "페북에서 글 잘 보고 있었어요. 미아리는 추억이 많은 곳이고 얘기 좀 나누고 싶었어요. 필동면옥에 가서 낮술이나 합시다."


얼마 전 선생이 돌아가신 후 스레드에 6일 이상 그를 추억하는 글이 도배됐다. 참 세상을 멋지게 살다 가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박찬욱을 처음 만난 건 30년쯤 전이다. 지금까지 그를 보며 느낀 점은 세 가지다. 1. 천재다. 2. 인성 갑이다. 3. 의리의 사나이다. 30년 간 변함이 없다.


내 인생의 예술적 멘토 고암 정병례 신생은 전각계에서 세계적이며 독보적 존재다. 초등학교 5학년이 전부인 학력으로 모대학 시각디자인과 석좌교수까지 하시다 돌아가셨다. 고암은 예술도 예술이지만 인성이 갑이다.


그리고 최근에 친해진 황정리세계무술총연합회 총재가 고암과 비견되는 천재다. 그리고 그분 또한 인성 갑이다.


그리고 이준익 감독은 나와 딱 두 번 만났으나 그의 한 마디가 사진과 글쓰기에 큰 영향을 줬다. 이준익 감독의 최근 작품 변산 이후의 시나리오를 쓰는 김세겸 작가의 전언에 의하면 스텝들의 100억에 가까운 빚을 모두 정리해 줬단다. 가벼운 마음으로 끝까지 함께 가기 위해서... 이거 쉽지 않은 일이고 엄청난 미담이지만 대중들에게 알려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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