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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ar MANO Jan 02. 2024

아그네스 마틴

-작업노트 2023.11.29





너무 바쁜 와중에 아파서 이틀이나 작업을 못했다.

맘 편히 쉬지도 못하고 작업실 나와서 끙끙 앓기만 하다가 집으로 갔다.

좀 나아지긴 했지만 오늘도 오후까지 작업에 진척이 없었다.

아무래도 철분부족인 듯싶어 철분을 보충해 주었더니 오후쯤부터 좀 나아졌다.

인풋을 철저히 줄이기로 하여 음악도 유튜브도 책도 보지 않는다.

소리에 내 정신을 맡기지 않으면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한시도 쉬지 않는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고요해지기를 바래 보지만 돌보지 않았던 마음들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또 얼마나 마음을 방치한 걸까


아그네스 마틴이 떠올랐다.

철저한 고독 속으로 자신을 내몰며 작업했던 그녀는 그림을 그리기 전에 마음이 평온해지기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고 한다.

이때다 싶을 때 그린 그림들은 모든 감정이 사라지고 난 후의 잔상같이 고요하다

아그네스 마틴의 소개에 잘 나오지 않는 이야기인데 그녀는 엄마와 인연을 끊었다.

엄마의 부고를 듣고도 장례식장에 가지 않았을 정도로 분노와 미움이 컸다고 한다.

세상이었을 엄마와 인연을 스스로 끊고

결국 세상과도 인연을 끊었다.

온갖 미움과 분노와 어지러운 마음들이 평온해지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는 그녀의 시간들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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