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Sep 15. 2025

여행은 무언가를 새로 얻기도 하지만 포기하기도 해야 한다. 우리네 삶이 그러하듯이,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손에 쥐고 살려고 하고 있다. 무거운 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여행은 이러한 것들을 실감하게 해준다. 내가 가지고 싶은 것들을 전부 가지고 다닐 수는 없다. 내 능력만큼 내 배낭의 규모만큼만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가지게 될 때는 또 과거의 것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나는 여행에서 두 손에 가득 들고 있던 나의 짐을 과감히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아! 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손을 두개만 주셨을까? 전에는 불만이었지만 이제는 감사하며 산다. 나에게 손이 세 개나 있었다면 손에 든 무게 때문에 내 몸이 남아나지 않았을 테니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복권에 당첨이 되지 않는 이유는 내가 그만큼의 돈을 가질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그렇다. 배낭이 작은데 넘치게 채우면 결국은 찢어질 수도 있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 중에 98%가 당첨되기 전보다 더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는 결과가 보도된 적이 있다. 난 다행히도 아직까지 복권에 당첨되지 않아서 잘 살고 있나보다.

행복은 내 주변 상황과 조건이 가져 다 주는 것이 아니고 내 안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가 ~~했으면 행복 하겠네”라는 조건이 걸린 기대를 가지고 산다면 평생 행복해지기 힘들 것 같다. 지구는 나를 중심으로 돌지 않으니까. 여행 중에 내가 스스로 찾지 않으면 놓지는 것들이 많았다.

남과 비교하지 않아야 비로소 행복한 내 인생을 살 수 있는 것 같다. 좋은 호텔에서 숙박하고 한국인 가이드를 따라 다니는 것이 부러웠지만 비교하는 순간 여행이 재미없어질 뻔 했다. 남들과 같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었기에 행복했다.

내 기준에 남을 맞추려하면 세상이 미워지고,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객들 때문에 여행 자체가 싫어질 뻔 했다.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여러 나라들을 돌아 다녀보니, 지하철을 타기위해 에스컬레이터에서 뛰고, 지하철 도착 알림이 울리면 뛰고, 신호등이 깜빡거리면 뛰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러시아 사람들 뿐 이었다. 유럽 사람들은 잘 뛰지 않는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우리는 어떤가? 마음에 여유를 가질 만한 틈도 없지 않은가? 이제는 뛰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을 수도 있다. 조금만 더 일찍 준비하면 뛰지 않아도 시간에 쫒기지 않는다. 아니, 시간에 쫒길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여행은 이런 나를 돌아보게 하고, 여유를 갖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해보지 않고 후회하면서 평생 아쉬움으로 남기기보다는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훨씬 많은 도움이 된다. 갈까 말까, 할까 말까 고민하던 것 중에 그래도 해 보는 것이 더 나은 경우가 많았다. 그때 안 해봤으면 내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오겠는가.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만 있다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처음인 것들이 많았지만 두려움을 이기지 못했다면 이번 여행은 실패했을 것이다.

‘지구별 오디세이’의 저자 니코스 하드지코스티스가 이런 말을 남겼다.

“여행이란 우물 밖으로 나오는 것. 나를 구속하는 소소한 편안함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선 미지의 세계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세상은 넓고 살아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몇 가지 안 되는 밥벌이로 경쟁하는 것보다 시야를 넓혀 다양한 분야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꿈과 생각이 넓어졌다. 여행은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해주었다.

물론 나이 들면 걷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다른 여행객들에게 불편함을 끼치기도 한다.

세계 일주를 다녀온 지금, 다시 제자리에 돌아와 있다. 내 주변 환경은 변한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내가 많이 변화되었음을 느낀다. 변화된 내가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는 나도 모르지만 기대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삶에 지친 여러분! 지금 결단하고, 떠나 보세요. 당신이 변화되고 세상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로인해 새로운 힘이 생기고, 당신의 미래 또한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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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월요일 연재

연재 우리도 세계일주 한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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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 직업 기술사

넓은 세상을 가족과 함께 경험하고자 가족과 함께 세계일주를 경험한 뚱이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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