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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오월 Jan 13. 2017

두 번째 이직의 기록 (2)

어쨌든 결국 이직은 운과 타이밍!

두 번째 이직의 기록 (1)에 이어서

※ PR이나 광고업계 사람이 아니면 못 알아들을 소리 주의


난 도대체 무슨 일을 했었던 거지?


PR 에이전시에서 디지털 PR이라는 경력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보통 제안이 들어오는 포지션은 홍보회사의 온라인 담당이라던가, 아니면 디지털 마케팅 회사의 PM이라던가/ 인하우스의 홍보 담당이라던가 마케팅 담당 뭐 이런 것들이었다. 홍보회사는 그동안 하던 일이니까 빼고, 인하우스 홍보 담당은 내가 미디어 릴레이션십이 없으니까 안 되고. 빡세다고 소문난 디지털 마케팅 회사를 뺐더니 결국 지원하게 되는 곳은 인하우스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담당이 많았다.


그런데 그 포지션은 뭔가 전문적인 하나의 직무로 인정받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자리가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유사한 일 같아서 막상 JD를 받아보면 언론 홍보만 하는 곳도 많았고, 홈페이지 관리를 원하는 곳도 있었고, 매출 관리를 해야 하는 곳도 있었다. 홍보라고 하면 다들 우선 기자 만나고 보도자료 쓰는 일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난 그 일을 주니어 때만 잠깐 해봐서 기자 관계도 없고 ㅠㅠ 디지털 마케팅이라고 하기엔 대대적인 캠페인도 못 해보고 너무 소셜미디어 중심으로 일을 했고...


지난 6년이 쓸모가 없어진 기분 ㅠㅠ 하이잇 ㅠ


그래서!! 난 이력서를 쓰면서부터 내 일이 생각보다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빠르게 상세 진로를 정했나 싶기도 했고 생각이 복잡해졌다. 여러모로 내 포지션과 경력이 애매하다 싶기도 했고.. 업무 영역이 전통적으로 정해졌던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서 해야 할 것들을 계속 발굴(?)해 가며 일을 했는데, 이게 지금 와서 보니 너무나 작은 동굴이었던 것ㅠㅠㅠㅠㅠ


새로 배워야지 하고, 홍보팀에 지원하거나 마케팅에 지원을 하면 경력이 없어서 어김없이 서류 탈락. 어쩔 수 없이(?) 나의 경력을 더욱 열심히 파고들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수요는 은근 은근 늘어나고 있어서, 꾸준히 지원은 할 수 있었다.


나와 회사의 케미를 확인하는 면접

다행히 온라인 PR이라던가, 소셜미디어 전문 인력을 원하는 포지션에서는 보통 서류 통과가 잘 됐다. 내가 반차 내고 면접을 보러 간단 말을 몇 번 했더니 친구들이 또 면접 보러 가냐며 프로면접러라고 놀리곤 했음ㅋㅋㅋ


면접은 15분에서 두어 시간까지 꽤 다양했다. 보통 면접에서 묻는 것은 자기소개, 내가 진행한 업무에 대한 질문들, 업계에 대한 트렌드, 내 장단점 등이었다. 경력 지원이다 보니 내 레퍼런스에 대해서 파고드는 질문이 많아서, 정확한 데이터로 말할 수 있도록 리포트의 숫자를 다시 한번 훑고 가고는 했다.


면접 볼때 제일 하고 싶은 말은 이거지만 ^^^^^


질문은 보통 거기서 거기, 예상 밖을 넘어서는 내용은 없는 무난한 것들이고 당연히 내 대답도 항상 비슷했다. 그래서 면접 횟수가 더 많아질수록 말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하게 됐다. 회사에 대한 공부만 열심히 하고 가면 별로 긴장될 것도 없어서 내가 생각해도 프로면접러처럼 말을 잘 했던 듯ㅋㅋㅋ


그리고 면접을 보면 볼수록 면접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이 회사와 내가 케미가 맞는지 확인하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말을 해도 건방지다고 받아들이는 회사가 있었고 진취적이라고 좋아하던 회사가 있었다. 평생 숨기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회사에 억지로 나를 맞추고 싶지는 않았다. 뭐 이 면접 떨어진다고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거지 같은 질문을 하는 곳에서는 나도 열심히 대답하지 않고, 공격적인 질문을 하는 곳에서는 나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서 패기 있게 굴었다. 


결국엔 운과 타이밍

꽤 많은 면접 중에서 가장 좋은 곳이었던 A 회사에 면접 보러 갔을 때는 사실 좀 마음가짐이 달랐었다. 업계 최고이기도 하고, 복지도 최고였던 좋은 회사라서 최대한 회사의 인재상에 맞게 잘 포장에서 열심해야지 했었는데, 근데 이 회사는 면접을 보는 모든 순간이 불쾌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사는 평등하고 개방적이고 창의적이라는 걸 강조했는데 면접은 어찌나 재수가 없던지 -_- 고압적이고 싸가지 없는 말투까지는 면접 때마다 자주 당하던 것들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나의 헤어스타일을 언급하거나 내 학점에 대해서 이 학점이면 학교 다닐 때 도대체 뭘 한 거냐 라고 물어볼 땐 진짜 어이가 없어섴ㅋㅋㅋㅋㅋ

면접 갑질 죽여버려 

이 회사의 1차 면접을 통과하고 임원 면접에 올라간 것도 좀 신기하긴 했다. 근데 임원 면접에서 최근 읽은 책을 묻고 몇 가지 질문을 하더니 '나의 경력은 무척 좋지만, 딱 우리 회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 어디든 잘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이라 왜 뽑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을 평가를 해줘서 매우 빈정이 상했^^^^^^ 당연히 고용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었고 그 말 자체는 이후의 면접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결국엔 '너 일은 잘 할거 같은데 내 취향이 아니라 안 되겠음 ㅇㅇ'라는 말로 들렸다.  결국 이직은 내가 잘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운에 달린 것이고, 수많은 회사 중에 나와 인연이 될 회사를 찾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향 맞는 사람 찾을거면 레퍼런스 보지말고 인적성이나 보고 뽑을 것이지... 어쨌든 내 실력만 달린 문제가 아니라 서로 맞춰나가는 단계라는 생각이다. 


어쨌든 결국 이직에 성공했다  

어쨌든 나는 꽤 많은 면접을 보고 결국 이직에 성공했다. 될 때까지 했을 테니 결국 성공할 수밖에 없었겠지만ㅋㅋㅋㅋ  콘텐츠를 메인으로 하는 일이고, 나름 인하우스에 있는 에이전시팀이고, 늘 하던 일이 아니라 새로운 베이스의 일이다. 이름을 알 만한 회사에 간다고 하니 엄마가 제일 좋아했다. 아직 겨우 한 달이 지났고 새로운 일과 조직에 열심히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나중에 언젠간 회사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겠지?

내 커리어의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 갈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야기 급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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