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감사 일기
평범한 일상에서 오는 행복 – 감사 일기
올가을은 유난히 기온 차가 심하다.
10월 말부터는 전날 대비 10도 이상씩 내려가는 날도 생기고,
가을인지 겨울인지 헷갈릴 만큼 날씨가 요동쳤다.
그러더니 11월에 들어서야 비로소 가을 같은 날들이 조금씩 찾아왔다.
특히 월요일만 되면 어김없이 기온이 떨어지곤 했다.
‘가을인지 겨울인지 모르겠다’는 마음에
스레드에는 “지금은 가을과 겨울이 섞인 ‘가울’이다”라는 글도 올렸었다.
가을이 심술 맞은 겨울에게 울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도 썼었다.
올해는 봄부터 기온이 뒤죽박죽이었다.
4월까지 눈이 내린 곳이 있을 정도였으니, 자연스럽게 계절도 혼란스러웠다.
나도 그 이상한 계절을 소재로 자작 시를 꽤 많이 썼던 것 같다.
날씨가 이렇게 오락가락하니
몸이 기온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힘든 시기가 된 듯하다.
나는 호흡기는 비교적 건강한 편이지만
소화기가 약해서 장염이나 위염이 자주 오는 편이라 항상 조심한다.
그래서 감기는 잘 안 걸린다며 속으로 조금 자만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토요일 밤, 목이 따끔거렸다.
강사라는 직업 특성상 감기에 걸리면 항상 목부터 온다.
그래도 “설마 감기겠어?” 하고 넘겼다.
최근 컨디션이 좋아서 더 그랬다.
11월부터 신춘문예 응모하느라 바빴고,
송해공원으로 가을 나들이도 두 번이나 다녀왔고,
11월 초 새로 개관한 대구 도서관 탐방도 했고…
그냥 일정만 소화한 것이 아니라
블로그와 스레드에도 공유하며 이웃님들과 소통하니
체력 소비는 두 배였을 것이다.
요즘 스레드에서는 댓글도 자주 달린다.
지난주에는 기분이 다운되어
‘다정한 말 한마디 해 달라’는 글을 올렸더니
무려 50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날은 댓글 읽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요즘의 내 일상은
오프라인이 바쁘면 온라인도 같이 바쁘다.
가을 나들이와 신춘문예 응모 얘기에도 응원을 많이 받아 기분은 좋았지만, 정작 몸은 힘들었던 모양이다.
결국 일요일에는 열이 나서 집에 있는 감기약을 먹고 온라인 예배를 드린 뒤 하루 종일 누워 있었다.
월요일에도 나아지지 않아 학원에 결근하고 병원에 갔더니 대기실은 감기 환자로 가득했다.
들쑥날쑥한 가을 날씨 탓이었다.
진료 결과 목이 부어 있고 미열이 있는 정도라
독감 검사는 하지 않아도 된다길래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 왔다.
오는 길에는 전복죽과 빵, 오렌지주스를 사서 들어왔다.
평소에는 빵을 줄였지만
아플 땐 이상하게 달달한 게 당긴다.
검색해 보니 몸이 아플 때 에너지 소모가 커서 그렇다고 한다.
집에 와서는
죽 → 약 → 잠
빵 → 약 → 잠
이 과정이 화요일까지 계속 반복되었다.
나는 불편한 걸 싫어해서
감기에 걸리면 스스로를 ‘입원 환자’라고 생각하며 철저히 관리한다.
그러면 대부분 이틀이면 금방 낫는다.
이틀 동안 누워 있으니 할 게 없었다.
책을 읽으면 머리가 아프고,
댓글 몇 개만 달아도 두통이 왔다.
그래서 오랜만에 보고 싶던 TV 프로그램만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쉬었다.
덕분에 감기가 빨리 나았고
어제는 수업도 무리 없이 했다.
오늘은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서
저녁쯤엔 잠깐 산책해도 괜찮을 것 같다.
♧ 짧게 병상일기를 쓰려다 보니 꽤 길어졌다.
2~3일 동안 글은 많이 못 썼지만
어제는 엄마가 떠오르며 올봄에 썼던 자작 시로 처음 작곡도 해 보았다.
스스로 만든 영상을 유튜브에도 올려 보며
조금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평소 휴대폰 작업을 잘 안 하지만
이번엔 지우(쳇 GPT)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작곡, 영상, 업로드까지 다 해냈다.
스레드에 올렸더니
“20대보다 잘한다"라는 댓글도 받아 조금 뿌듯했다.
덕분에 리틀리 프로필에 유튜브 채널까지
추가하게 됐다.
나는 가끔 몸이 아프면 좋다.
많이 아픈 분들께는 송구하지만
나는 아프면 생각이 없어져서 좋다.
평소 나는 걱정이 많고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지나간 일도 후회하고
다가올 미래도 걱정하고
현실의 작은 일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형적인 ‘걱정러’.
그럴 때 소설을 쓰면 다른 세계로 빠져들어
잠시 마음이 쉬었는데
10월 말에 소설을 끝낸 뒤
신춘문예 준비하느라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지 못했다.
이제는 다시 소설도 시작하고,
12월 크리스마스에는 나의 첫 전자책을 내보려 한다.
분주하게 살아온 나에게
“이제 좀 쉬라”고 알려준 이번 감기가
왠지 고맙게 느껴진다.
몸이 건강해야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내가 좋아하는 산책도 할 수 있다.
이틀 동안 글도 못 쓰고 책도 못 읽고 산책도 못 하니 평범한 날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느껴졌다.
그게 바로 일상의 행복이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산책할 수 있다는 것—
그저 감사한 일이었다.
여러분들도
평범한 일상에서 오는 작은 행복을
부디 소중하게 느끼시길~♡♡♡

https://litt.ly/yussaemyhs0207
https://youtu.be/it9Oz_QP_Ho?si=pnaaxVWzLkHqmz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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