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일기> 고마운 허리~~♡♡♡

ㅡ인생을 버티는 힘은 허리에서 나온다

by 유쌤yhs

생각해 보니

내 허리는 원래부터 튼튼한 허리가 아니었다.

초등학생 때 빗자루질만 해도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원래 뼈가 약한 편”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뒤로도 나는 참 잘 넘어졌다.

운동화를 신고 멀쩡히 걷다가도 발목을 삐끗하고,

엄마하고 자주 한의원에 나란히 누워 침을 맞았다.

그 덕분에 어른이 돼서 웬만한 주사에는 끄떡없고 통증 주사나 링거 바늘 주사도 별로 무섭지가 않았다. 자주 의사쌤에게 주사 잘 참는다는 말을 듣는다.


집 안에서, 방 안에서, 화장실에서

툭하면 어딘가를 다쳤다.

정형외과 단골 환자였다.

그래서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혹시 목각인형 아닐까? 하고


어른이 되고 나서는

설거지 30분만 해도 허리가 아팠다.

그래서 점점 요리를 싫어하게 됐다.


하지만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서 남동생들 밥을 차리면서

두세 끼 식사 준비는 억지로라도 해야 했고,

큰 손님이라도 치르는 날이면

그다음 날은 한의원 예약이 자동이었다.


대청소 한 번 하면

일주일 침 맞는 건 기본이었다.


거기에 뒤에서만 추돌당한

자동차 접촉사고까지 몇 번 겪고 나니

정말 “유쌤 허리 재난 시대”라는 말이 딱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있었다.

교통사고 후 치료받으면서 받았던 추나요법이라는 치료 이후로

허리가 거짓말처럼 훨씬 덜 아파지기 시작했다.


최근 10년 동안은

무리하지만 않으면 허리가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잊고 있었다.

내 허리가 원래 약한 허리였다는 걸.


그리고 이번에

크게 허리를 삐끗하고 나서야 다시 깨닫는다.


이 허리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은 시간을

묵묵히 나를 버텨왔는지.


오래 앉아 수업하던 날들,

엄마를 대신해 해 왔던 부엌의 시간들,

삐끗하고 또 삐끗해도 다시 일어나던 날들.

생각해 보니

나는 허리가 아픈 사람이 아니라

약한 허리로도 끝까지 살아낸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픈 허리를 원망하는 대신

이 말을 해주고 싶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이번에 잘 회복하면

이제는 내가 이 허리를 지켜줘야지.


조금 덜 무리하고,

조금 더 쉬어가면서,

조금 더 아끼면서.


내 인생을 버티게 해 준 힘은

어쩌면 마음이 아니라

조용히 나를 떠받쳐 주던 허리였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아픈 날이 아니라, 나를 끝까지 버텨준 허리에게 고마운 날~~~♡♡♡




*행여나 걱정하실 독자님들
치료 잘 받고 지금은 많이 괜찮아져서
어제부터 다시 출근했답니다
일주일 아픈 동안 오히려 소설 창작열이 폭발해서
글을 또 한가득 써버렸지 뭐예요
꼼짝없이 누워 있는 동안에도 쉬지 않는 창작열,
이 정도면… 저 이제 찐 작가 맞겠죠?



sticker sti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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