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열심러 인생의 전환점~♧
나는 늘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마음의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해야 할 일도 많았고,
쉴 수 있는 날에도 집에 가만히 있기보다는
도서관에 가고, 산책을 하고, 바다를 보러 가고,
누굴 만나지 않아도 나만의 바쁨 속에서 살아왔다.
젊은 날의 나는 거의 철인에 가까웠다.
학원 수업, 과외, 공부, 취미 생활까지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저걸 다 했지?” 싶을 만큼 몸을 아끼지 않고 마음의 열정으로 밀어붙이며 살았다.
그게 나인 줄 알았다.
열심히 사는 나, 쉬지 않는 나, 움직이는 나.
그런데 오늘,
고작 머리를 감으려다 허리를 삐끗하며
나는 아주 단순한 사실 하나와 마주했다.
마음의 에너지와 몸의 에너지는
항상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나의 마음은 여전히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다.
글도 쓰고 싶고, 걷고 싶고,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말했다.
“오늘은 안 됩니다.”
처음엔 속상했다.
왜 나는 예전 같지 않을까.
왜 이렇게 몸이 먼저 멈춰버릴까.
그런데 침대에 누워 꼼짝 못 하며
겨우 화장실에 가기 위해 애를 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움직일 수 있었다는 사실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살았구나.”
아프지 않은 하루
마음대로 걸을 수 있는 다리
허리를 굽힐 수 있는 몸
이게 전부 ‘기본값’인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은 그 기본값이 얼마나 소중한지
통증을 통해 배웠다.
나는 그동안
조금만 아파도 병원으로 달려가던 사람이었다.
나를 빨리 고치고, 다시 움직이기 위해서였다.
그만큼 나는 늘 “다시 달릴 준비”에만 집중해 왔다.
그런데 오늘은 달릴 수 없는 날이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멈춘 자리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속도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
‘쉼’은 패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어쩌면 쉼은
패배가 아니라 방향 수정일지도 모른다.
예전의 나는
마음이 달리면 몸도 따라와야 한다고 믿었다.
이제는 안다.
몸이 따라오지 못하는 날에는
마음이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걸.
이건 포기가 아니라
균형을 배우는 중인 거다.
오늘 나는 허리를 삐끗했지만
대신 하나를 얻었다.
앞으로의 나는
“다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조절하면서 오래가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될 것 같다는 예감.
마음의 에너지가 많은 건 여전히 나의 장점이다.
이제 거기에
몸의 리듬을 존중하는 지혜까지 더해진다면
나는 예전보다 느릴 수는 있어도
더 오래, 더 안정적으로
내 인생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아픈 날이었지만
어쩌면
열심러 인생의 방향이 바뀐
아주 조용한 전환점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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