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힘들어지는 요즘

ㅡ몸보다 마음이 먼저 깨어나는 나의 하루~♡

by 유쌤yhs


나는 입시 학원 강사로 산 지가 벌써 오래됐다.
사회생활을 하기 전까진 아침형 인간, 아니 새벽형 인간이었다.

물론 학교를 가야 해서 누구나 아침형 인간으로 살 수밖에 없었겠지만,
난 남들보다 더 일찍 버스가 운행하는 첫새벽에 학교에 갈 때도 많았다.

새벽 5시 ―
모든 시작이 아직 준비하고 있을 시간,
나는 누구보다 하루를 빨리 시작했고 교실에 1등으로 가서
오늘 공부할 내용을 보고 있던, 정말 공부를 좋아했던 아이였다.

그러던 내가 사회생활을 하게 됐는데, 바로 입시 학원 수학 강사였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직장인과 달리 오후, 아니 거의 저녁쯤 되어야
나의 하루는 시작이 되었다.

남들에게 내 직업을 얘기하면
“그럼 오전에 시간이 많고 근무 시간도 짧아서 좋겠다”라고 하지만
막상 그렇게 오전 시간을 활용하긴 힘들었다.

10시가 넘어 수업이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가벼운 산책과 장 보기를 하고 집에 들어오면 12시가 넘고, 씻고 이것저것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늘 3시는 되어야 잠이 들었다.

오후가 되어야 출근하는데 일찍 잠이 들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늦게 잠들면 잠을 깊이 들지 못하고
두세 번 잠이 깨고, 그러면 12시가 넘어야 겨우 일어날 수 있는 나는 완전한 저녁형 인간이 되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나면
주일에 오전 예배를 드리는 것도 점점 힘들어졌다.
교회 봉사는 아예 생각하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예전에는
주일에도 일찍 일어나 교회 봉사도 좀 하긴 했다.
요즘은 오후 예배도 겨우 드리고,
그마저 컨디션이 안 좋으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린다.

점점 나의 생활 리듬은
해가 뜨면 일어나고 낮 동안 일하고
저녁엔 집에 귀가해 시간을 보내다가
밤에 잠드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패턴과는
6시간 정도 딜레이 된 삶이 되었다.

이런 삶의 패턴은
친구를 만나는 것도, 명절이나 연휴에 가족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게 만들었고,
누군가와 함께 가는 여행은 생각할 수조차 없게 됐다.
벌써 함께 여행을 안 간 지도 오래됐다.

여행이란 원래
아침에 일어나 낮 동안 돌아다니고 밤에 잠드는 것인데
몸이 따라가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원래 예민해서 여행을 안 좋아하기도 하고
형편이 안 되기도 하는데, 딱히 여행 다니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은 건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서 나는 여유가 된다면
제주도 한 달 살이처럼 특정 지역에 가서
한 달 동안 내 리듬대로 살아보는
‘정착 여행’ 같은 걸 해 보고 싶긴 하다.

이런 내 리듬은 그래도 오랫동안 나름대로 내 삶의 리듬이 되어 지낼 만했다.

특히 모두가 힘들었던 코로나 시기에
나는 오히려 이런 늦게 시작하는 삶의 리듬이
더 도움이 되었다.

낮 동안 거의 집에서 쉬다가 저녁에 외출을 하니
평소에도 낮에 별로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 잘 안 생기는 나는 오히려 모임이나 외출이 제약되었던 코로나 시기가 더 편하게 다가왔었다.

작년 1년, 블로그를 시작해서 온라인 글쓰기를 하게 된 것은 지금 생각해 보니
이런 나의 생활 리듬에 너무 좋은 취미였다.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정신과 마음이 오래 깨어 있는 내 삶의 스타일에,
아침에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게 힘들면
침대에 앉아 글을 쓰면서 서서히 몸이 깨어나도록 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 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일어나자마자 글을 쓰고 있다.

정신과 마음은 이미 깨어서 움직이고,
밖이라도 돌아다니고 산책을 상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몸은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춥던 날씨가 풀리고
오늘은 날씨도 풀리고 학원도 쉬는 날이라
나는 어제 잠들기 전에 오늘은 도시락이라도 싸서
내가 좋아하는 대구 도서관 같은 곳에 가볼 예정이었는데,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어하다가
지금의 이런 내 컨디션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벌써 글을 쓰는 동안 나는 훨씬 컨디션이 좋아졌다.
이 글을 다 쓰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커피를 타고 음악을 들으며
식사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처럼 마음이 먼저 깨어나고
몸이 늦게 깨어나는 사람에게
글쓰기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몸을 깨우는 좋은 방법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

이제 나는 몸을 움직일 에너지를
식사를 통해 채운 후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해 보려고 한다.

오후엔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와야겠다.
이렇게 글을 쓰며 나를 알아갈 수 있는 것도 좋다.

오늘도 너무 일어나기가 힘들어
‘이러다 점점 더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
몸이 세월을 못 따라가는 건 아닐까’
가벼운 한숨이 나왔었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나는 안도의 숨을 쉬고 있다.

나만의 몸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은
바로 글쓰기인 것이다.

글은 내 삶을 치료할 뿐 아니라
나에게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준다는 걸
깨닫게 해 준 고마운 하루다.




#감성에세이
#나만의리듬찾기
#작가의하루
#글쓰기는에너지충전
#감사한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