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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배울 수 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내가 공부할 수 있었던 그 방법

by Paul

세상에는 강의가 정말 많고 퀄리티가 상당히 좋지만 결국 문제는 돈이다. 버는 소득은 정해져 있고, 돈이 들어갈 곳은 너무나 많다. 한 끼 식사 가격이 기본 만원이 넘어가는 시대에 십몇 만원이 넘는 강의를 선뜻 구매하지 못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더군다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은 더 돈이 없을 수밖에 없다. 거금을 주고 강의를 구매하더라도 내가 생각한 퀄리티가 아니라면 더욱 실망하게 된다.


단순히 비싼 강의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강의를 구매하지 말라는 말도 아니다. 하지만 경제력이 부족한 학생들도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취업 준비를 하고 있고, 하는 동안 도움이 된 곳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코세라(Coursera)


코세라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컴퓨터 공학 교수인 앤드류 응(AI를 좀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만한 그분 맞다)과 대니프 콜러가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설립한 온라인 강의 사이트이다.


이곳의 가장 큰 강점구글, 메타, IBM 같은 여러 글로벌 대기업과 애리조나 주립대 같은 해외 대학, 연세대, 포항공대 같은 한국 대학에서 제공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여기서 얻은 수료증을 링크드인에 올릴 수도 있다.(안 올려봐서 효용성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에는 구독제가 존재한다. 한 달에 25달러를 지불하면 코세라 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더 많은 교육과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무료로 7일을 이용해 볼 수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강의를 듣는 것이 가능하다. 바로 청강 기능이다.


원하는 강의를 클릭하고 무료로 등록 버튼을 누르면 7일 무료 이용 모달이 뜨는데 여기서 맨 아래에 있는 청강 강좌를 텍스트를 누르면 된다. 만약 텍스트가 없다면 아쉽게도 청강할 수 없는 강좌라 생각하면 된다.


chrome_uAfsfMTbuh.png 만 아래에 있는 청강 강좌 텍스트


청강은 구독제에 비해 한 가지 제약이 있는데 몇 가지 채점 평가에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평가를 받지 못해 점수를 받지 못하고, 진행 단계를 모두 끝낼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수료증을 받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만약 수료증을 신경 쓰지 않는 나 같은 사람이라면 청강만으로도 충분한 학습을 할 수 있다.


나는 구글의 UX 디자인 프로세스의 시작 강의를 들었는데

장점

- 외국 강의임에도 자동 번역이 있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강사님이 천천히 말해주셔서 영어로 이해하는 데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강의의 퀄리티 또한 좋은 편이다.

단점은

- 다만 강의인만큼 정말 기본적인 뼈대를 알려주는 편이다. 실무 이야기를 원한다면 많이 실망할 수 있다.


만약 글로벌 기업에서 생각하는 UX 디자인은 어떤 건지, 디자인 프로세스란 어떤 것인지와 같은 기초적인 이해를 해보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강의다.




유데미


유데미도 코세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설립된 온라인 학습 서비스다.


이곳의 강의는 정말 저렴하다. 국내의 여러 학습 강의 서비스의 장점이 정말 여러 고급 스킬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이 부담되는 가격이라고 한다면, 유데미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에 기본적인 스킬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평소에는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할인을 정말 자주 하는 편이고, 할인했을 때 가격이 2만 원도 안 될 정도로 저렴하다.(몇 강의들은 제외)


나는 Rob Sutcliffe의 UI 디자인 부트캠프 강의를 들었다.(다른 강의도 들었지만 이번엔 생략)

장점은

- 이론적인 내용을 주로 알려준다. 예를 들어 서체의 시작은 어디서부터고, 서체의 용어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떤 게 사용되어 왔고, 어떤 이유 때문에 이런 서체와 이런 서체 사이즈를 쓰는 게 가독성에 좋은지 알려준다.

단점은

- 툴을 사용하는 방법은 유튜브를 보는 게 더 도움 되는 편이다.


UI 디자인을 할 때 왜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강의다. 원론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면 추천할 만한 강의다.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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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열린 지식 창고나 다름없는 곳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도서관에서 책을 본다는 생각자체를 하지 않았는데, 직접 가보고 나서 이런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기업이 원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다양한 지식을 요구한다. 즉, 우리는 사용자 경험과 논리적인 문제 해결은 기본이고, 이외에도 어떤 모델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비즈니스 관점, 서비스에 대한 지식인 도메인 지식, 개발자와 원활한 소통을 위한 개발 지식과 커뮤니케이션 스킬, 사용자의 경험 개선에 큰 영향을 주는 데이터 활용 등 T자형 인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걸 어디서 배울 수 있냐? 바로 도서관이다.


근 한 달간 도서관에서 봤던 인상적인 책들을 나열해 보았다.


UX/UI

이것이 UX/UI 디자인이다.


기획/논리

기획이란 무엇인가

로지컬 씽킹

논리와 오류(읽는 중)


데이터

최소한의 데이터 리터러시

데이터로 말해요! 데이터 중신

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

Data-Driven UX(읽는 중)


개발/IT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프로덕트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프로덕트 오너


비즈니스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커뮤니케이션

인간관계론(읽는 중)


책은 예전에 비해 그 중요성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가치는 여전히 표지 속에 남아있다. 아직 도서관에 가보지 않았다면 꼭 가보길 바란다.




기타 매체


유튜브는 설명이 필요 없는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지식을 올리는 곳이고, 양질의 자료들도 많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단순히 한국어 검색만 하지 말고 영어로 검색을 해보길 추천한다. 영어에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 우리에겐 AI가 있다.


미디엄, 브런치는 양질의 글이 올라온다.

브런치는 주로 국내 소식, 미디엄은 해외 소식을 들을 때 유용하다. 여러 전문가들이 올린 글들이라 깊이가 있고 유용하거나 생각해 볼 만한 글이 많은 편이다. 미디엄은 구독제 요금을 운영 중이다. 달에 5달러 수준. 취업을 하게 되면 구독할 예정이다.


서핏, 요즘 IT, 메일리는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접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혼자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지식들을 접해서 트렌드를 접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서비스들은 여러 소식들을 모아주는 기능이 있어 탐색 시간을 줄여주고 예상외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whisk_storyboard9cf6aa80738642e9995948db7265b8.png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반드시 다른 누군가가 필요하다.


많은 지식들을 탐구하는 시간을 거치고 나서 든 결론 두 가지다.


1. 일단 시도해야 한다.

나 같은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일단 뭐든 다 공부하고 시작하자는 주의다. 완벽주의라고 볼 수 있는데, 혹시나 내가 이런 부분을 몰라서 실제 프로젝트를 했을 때 민폐를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할수록 스스로의 굴레에 갇히기 십상이다. 일단 기본적인 내용은 다 알고 있으니 뭐든 해봐야 뭐가 부족한 건지 파악하고, 그걸 더 보완해서 성장한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정적으로,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지식은 무슨 쓸모가 있을까.


2. 그들은 어떤 디자이너와 일하고 싶어 할까?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프로덕트 오너>, <인간 관계론>을 읽고 느꼈던 점이다. 책에서는 프로덕트 오너가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내용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 있다. 프로덕트 오너는 디자이너를 존중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데, 나는 그들을 위해 어떤 걸 해줄 수 있을까. <인간관계론>의 내용을 잠시 인용하자면, 내가 남들과 협업을 한다면, 그들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어떻게 인지시켜주고 어떤 이득을 줄 수 있을까? 앞으로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큰 금액의 돈이 부담스러워서 남들이 거의 안 하는 길을 걸으며 너무 돌아가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여기에 기록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최대한 무료인 자료로만 공부하고 싶어서 많이 찾아봤었다. 그러다 한 번은 십만 원 좀 넘는 강의와 활동을 두고 정말 오래 고민했다가 결제하지 않은 적이 있다. 지금은 그걸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데, 돈이 없던 것도 아니라 더 후회가 되는 결정이었다. 이제는 그런 기회가 생기면 조금은 덜 고민하고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역량을 낼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면 이렇게 생각도 있구나 알고 간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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