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은 아내를 호칭할 때 군인 가족이라고 합니다.
왜 군인 가족이라고 할까요?
아내라고 하면 좋을 텐데요.
처음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28년 차 군생활을 하면서 생각했다.
결혼하고 17번의 이사를 했다.
의정부, 전남 장성, 춘천, 화천, 대전, 고양, 가평, 포천, 서울 등 전국을 돌아다녔다.
남편 혼자만 돌아다니지 않고, 아내와 자녀들이 함께 이사를 한다.
그래서 군인과 똑같은 가족이 되어 아내를 군인 가족이라고 하는 것 같다.
너무나 많은 이사를 해서 자녀들의 고향이 따로 없다.
누군가 고향을 물으면 어디라고 말하기 어렵다.
딸은 6번, 아들은 7번 전학을 했다.
다행히 잘 성장해서 너무나 감사하다.
딸은 잦은 전학으로 학교를 옮기는 것을 학원 옮기듯이 생각한다.
군인 자녀들이 잦은 전학으로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딸은 잦은 전학으로 본인이 깨우친 게 있다고 한다.
새로운 학교에 갔을 때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중 한 가지를 해야 한다고 한다.
첫째, 얼굴이 정말 이뻐야 한다.
둘째, 성격이 매우 좋아야 한다.
그런데 딸은 첫째와 둘째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셋째를 선택했다.
셋째, 공부를 정말 잘해야 한다.
자신이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셋째였다.
딸은 열심히 공부해서 K대학을 진학했다.
아들은 축구를 잘해서 전학을 자주 해도 잘 적응했다.
아내는 학교 교사로 많은 학교를 옮겨 다녔다.
남편의 부대와 가까운 학교를 찾아다녔다.
군인들은 부대와 가까운 군인아파트에서 살아갑니다.
첫째를 출산하고 춘천에서 근무할 때, 아내는 가평으로 출퇴근했다.
화천으로 발령이 나자, 화천에서 가평까지 60km가 넘는 거리를 출퇴근했다.
고양시로 발령이 났을 때, 고양에서 가평까지 80km까지 출퇴근했다.
너무나 힘들어 가평으로 이사를 가면서, 주말부부를 5년 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근무할 때, 서울에서 포천까지 75km를 출퇴근했다.
결국 아내는 포천에 작은 원룸을 구해서 지냈다.
왜 군인 가족이라고 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군인뿐만 아니라 아내도 군생활을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군생활을 마무리할 시기가 다가온다.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어디에 정착을 할 것인가?
군인 아파트를 사용하다가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
전역 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잦은 이사와 주말부부 생활로 원활한 가정생활이 어려운 군인들이 많다.
다행히 최근 몇 년 간 아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사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이 편한 세상이다.
함께 살아갈 때 자녀들이 배우는 것이 많다.
요즘 부대원들을 보면 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용사들이 많다.
부모들의 행복한 모습이 자녀들에게 큰 힘이 된다.
무엇인가 가르치려고 하는 것보다,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가족이란?
집에서 함께 밥 먹고, 대화하고, 잠자고, 행복을 나누는 구성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