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월 일기
느지막이 일어나서 비에 젖을 옷거리들을 걷었다.
밥을 먹고 어제 알아둔 잡지책방을 갈 예정이었다.
잡지 책방은 오늘 열지 않았다. 실망.
대안을 찾았다. 후암동의 스토리지북 앤 필름
사진 않고 살펴보고만 오려했는데 이것저것 떠들어보니 꽤 재밌었다.
내가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다 구현되어 있었다.
처음이 아니라는 생각에 아쉬웠다가도 나도 그들만큼 힘내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에 힘도 났다.
서점 바닥에 철푸덕 앉고 싶은 걸 참았다.
집에 돌아와 요가를 갔다. 날이 많이 찼다.
이런 날은 선생님도 몸이 놀란다며 힘든걸 잘 시키지 않는다.
밥을 먹었다. 아까 사 온 책들을 조금 보다가 예진문의 셀프다큐를 봤다. 멋졌다.
나도 저렇게 나무가 비치는 통창에 자기 브랜드와 하고픈 말을 예쁘게 다듬어 말하고 싶었다.
질투도 나고 좌절도 됐다. 인풋을 좀 줄이는 게 좋을지도.
나는 무슨 이야기를 세상에 전달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를 궁금해할까?
내가 만든 이야기들은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질까
궁금했다.
유료숨쉬기서비스에는 쓰잘 떼기 없는 고민을 해보는 시간들이 좀 필요하다.
생존으로 몸부림칠 때는 차마 사치스러웠던 것들로
지금은 그게 값이다. 값어치 있는 것들을 찾는다.
동굴 속에 들어가는 입장료라고 생각하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