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불교는 마음이 아플 때 먹는 약이야!

by 정영기


일본의 어린이를 위한 불교입문 책을 소개한다.


저자인 사쿠(釈徹宗, Shaku Tesshu) 선생은 “불교는 종교이기도 하지만 마음이 아플 때 도와주는 약이야”라고 쉽게 설명해 준다.


2장 불교가 뭐예요? 일부를 소개한다.


아이들: 「선생님! 불교(仏教)라는 건 도대체 뭐예요?」


석 선생님: 「음…… 한마디로 말하면, 불교는 ‘마음이 아플 때 먹는 약’이야.」


아이들: 「약이요!?」


석 선생님 (웃으며): 「응.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 먹잖아? 마음이 아프거나 괴로울 때, 그 마음의 병을 낫게 해주는 게 불교야. 그래서 불교는 ‘종교’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약’이기도 해.」


사례 1 : “친구한테 괴롭힘 당해서 마음이 아플 때”


아이: 「제가 학교에서 따돌림당해서 너무 속상했어요…」


석 선생님: 「그럴 때 불교는 뭐라고 말할까? ‘그 아이도 사실은 마음이 아파서 그래’라고 알려줘. 괴롭히는 아이는 자기 마음속에 무서움, 외로움, 질투 같은 병이 있어서 그걸 남한테 풀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너를 미워할 필요는 없어. 대신 ‘그 아이도 마음이 아프구나’ 하고 생각하면, 네 마음의 상처가 조금 덜 아파지지 않아?」


아이: 「……조금 덜 아파요.」


사례 2 : “시험 망쳐서 자꾸 자책할 때”


아이: 「시험을 망쳐서 ‘나는 바보야, 쓸모없어’라고 계속 생각돼요.」


석 선생님: 「그럴 때 불교는 이렇게 말해. ‘너는 원래 완벽한 존재가 아니야. 누구나 실수해. 그 걸음마할 때 넘어진 아기도 계속 일어나잖아? 그게 바로 불교가 말하는 ‘무상(無常)’이야. 모든 건 변하고, 실수도 당연한 거야.’ 그러니까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말고, ‘이번엔 이렇게 됐네, 다음엔 조금 더 잘해볼까?’ 하고 가볍게 넘겨도 돼.」


사례 3 : “죽을 때가 제일 무섭다”는 아이에게


아이: 「저는 죽는 게 제일 무서요…」


석 선생님: 「그 마음도 불교는 약을 줘. ‘죽는다는 건, 옷을 갈아입는 것과 같아. 지금 입은 옷(몸)이 낡으면 새 옷으로 갈아입는 거야.’ 그래서 불교에서는 죽음을 ‘끝’이 아니라 ‘다음으로 넘어가는 문’이라고 생각해. 그 말을 믿든 안 믿든, ‘죽는 게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만 해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지 않아?」


사쿠 선생의 마지막 정리 한마디


석 선생님: 「불교는 ‘이게 정답이야!’ 하고 강요하지 않아. 다만 ‘마음이 아플 때, 이런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 여러 가지 약을 내밀어 주는 거야. 그 약을 먹어보고, ‘아, 이 약은 내게 잘 맞네!’ 하는 걸 찾으면 돼. 그러니까 불교는 ‘너만의 약’을 찾는 여행이기도 해.」




Image_fx (11).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초등학교에 명상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