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그 달콤한 합격, 그리고 은밀한 노예

커피여행

by Woo seo
ChatGPT Image 2025년 4월 27일 오후 05_35_59.png

3화-2《합격이라는 단어가 주는 달콤함》


시험 당일. 예상은 했지만, 긴장은 생각보다 컸다.

T1. 저울을 보고 추출량을 맞췄다.


차근차근, 문제없이 진행.

T1-2. 저울 없이 두 번 추출해야 했다.


오직 손 감각만으로.

놀랍게도, 실수 없이 잘 해냈다.


그리고 마지막 T2.

라떼 하트 만들기.

처음엔 괜찮았다.

하지만 스팀 할 때, 거품을 내리는데 멘붕이 왔다.


거품의 품질은 좋지 않고, 하트는 흐트러졌다.

그래도 저울 없이 추출량은 정확히 맞췄다.

그렇게 무사히 시험을 끝냈다.

바리스타 자격증, 합격.


시험이 끝나고 점수와 감점 포인트를 받았다.

예상대로 하트와 거품 부분에서 꽤 큰 감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기분은 묘하게 좋았다.


“그래도 합격했잖아.”


즐거운 마음으로 남은 일정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 누워있는데

생각이 밀려왔다.


'왜 그런 걸로 감점됐을까?'
'거품만 신경 쓰기로 해놓고, 왜 또 하트에 욕심을 냈지?'


두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합격했으니 괜찮다고 웃어넘기는 나.
그러면서도, 합격이라는 말에 스스로 관대해진 나.


그렇게 무사히 합격했다.

기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누워서 조용히 생각했다.

합격이라는 말 하나에,
나는 얼마나 쉽게 스스로를 설득하고,
덮어버렸던 걸까.
잘하고 싶었던 마음도,
더 깊이 배우고 싶었던 다짐도,
'합격'이라는 단어 하나로 쉽게 포장해 버렸다.


물론 인간은 실수를 한다.

완벽할 수 없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든 생각.



"사람은 결국, 편리와 쾌락의 노예구나."




합격은 달콤했지만,

그 이면에는 늘 그렇게 나를 무장 해제시키는 힘이 있었다.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합격, 그건 어쩌면 가장 은밀한 쾌락의 언어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