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니체의 해체적 관점
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해 고민한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하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선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악으로 비친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전쟁의 영웅은 상대 진영에서는 침략자였고,
종교적 개혁은 어떤 이에게는 진리였지만
다른 이에게는 파괴였다.
이렇듯 선과 악은 언제나 시선의 교차점에서 결정되는
상대적 가치로 드러난다.
니체의 해석에 귀 기울여보자.
그에게 선과 악은 하늘에 새겨진 보편적 진리가 아니라,
힘과 해석의 산물이다.
우리가 “선”이라고 믿는 것도, 사실은 특정 시대와 집단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악”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그것은 단지 지배적 가치 체계와 충돌할 때
붙여지는 낙인일 뿐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타인의 만행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 피해자는 복수를 결심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에게
용서를 종용한다.
심지어 “용서해야 복을 받을 것”이라 말하며,
그의 분노와 고통을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봉인하려 한다.
이때 과연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일까?
복수를 선택하면, “악하다”는 도덕적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무조건적인 용서를
강요하는 것도, 어쩌면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일 수 있다.
니체는 “네가 누구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절대 선도 없고 절대 악도 없으며,
오직 내가 삶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있을 뿐이다.
누군가가 규정한 도덕의 틀 속에 나를 억지로 가두는 순간, 나는 나의 주체성을 잃는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타인의 기준에 따라 복수하거나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어떤 선택이 나를 더 강하게, 더 자유롭게 만드는 가를
묻는 일이다.
이것이 니체의 시각에서 건네는 위로이다.
선과 악의 굴레 안에서 흔들리는 대신,
그 굴레를 넘어설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외부의 도덕이 아닌, 내 내면의 힘과 의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순간,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