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바랜티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스 Adolscence는 4부작으로 구성되어, 각 에피소드가 원테이크로 촬영되었다.
각 에피소드 당 1시간 정도의 분량이 원테이크로 이루어지면서 인물들의 행동과 동선을 가까이 따라가면서 더욱 인물의 감정에 빠져들 수 있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청소년기를 지내고 있는 소년, 제이미가 살인혐의로 체포되면서 시리즈는 진행된다.
이 작품은 제이미가 진짜 범인이냐 아니냐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그가 속한 사회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사고를 하고 있는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느껴진다. 청소년기를 보내는 질풍노도의 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성숙하지 못한 감정, 사이버불링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살펴볼 수 있었다. 국내 작품에서 청소년 범죄를 다뤘을 때 촉법이라는 것을 알고 악용하는 소년들, 반성하지 못하는 소년들이 종종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제이미도 역시 습관적인 과장과 거짓말을 일삼고, 끝까지 피해자에 대한 반성의 모습은 없었다. 13세라는 어린 나이의 소년은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나고 있음을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그들은 방관자 또는 피해자이면서도 동시에 가해자들이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불법공유, 사이버불링, 유해한 남성성이 만연한 그들만의 커뮤니티에서 서로서로를 해치고 있었다. 인스타그램 댓글의 이모티콘의 의미는 어른들은 알 수 없는 그들의 언어이기도 했고, 교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언어폭력부터 신체적 폭력까지 교사들이 하나하나 케어하기 힘들 정도의 사건들이, 아이들이 직접 말하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어른의 시선에서는 작은 사건 같은 것이 청소년아이들에게는 세상 전부로 다가오듯이 그 사회에서 우리가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는 걸 깨닫게 한다. SNS, 유튜브 등 자극적인 콘텐츠를 접하기 너무 쉬운 환경이다 보니 이를 접하면서 커오는 아이들의 사회가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3화는 심리상담사와 제이미의 상담으로 꽉 채워져 있는데 이 시리즈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다. 제이미는 핫초코를 좋아하는 13세 소년 같다가도, 대화를 주도하려는 질문들을 던지며 공격성과 폭력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봐온 남성성의 모습을 그 장면들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고, 우위에 서고 싶어 하지만 결국 그게 통하지 않을 때는 의자를 집어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제이미의 이해를 이해하기 위한 질문들을 던지면서 그가 어떤 사고를 하고 있는지 보게 되는데 유해한 감정을 지닌 13세의 아이가 두렵기도, 안타깝기도 한 감정이 든다. 상담 전체가 원테이크로 진행되다 보니 정말 옆자리에서 상담을 지켜보는 느낌이 들어 어떤 장면보다 긴장감과 몰입감이 상당했다. 상담이 끝나고 상담사의 호흡에 동화되면서 그 떨림과 두려움이 몰려오는 것이 생생하게 다가와 여운을 남긴다.
작품을 보면서 원테이크의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었고, 카메라와 카메라가 전달되고, 드론으로 넘어가며 하나의 테이크로 구성된 장면들은 감탄 하면서 볼 수 있었다. 또 여담으로 제임스 아버지역 맡은 스티븐 그레이엄의 사투리는(리버풀? 정확히는 모르겠다. 실제로 배우가 리버풀 출신이긴 하다.) 정말 알아듣기 어려워서 헛웃음이 나올 뻔했다. 거의 제주 방언 아닌가요.. 또 가장 중요한 인물인 제이미역을 맡은 오언 쿠퍼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그의 연기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말 훌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