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나를 대신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든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렇게 해왔다는 듯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감탄하며 말한다.
“와, 이제 기계가 창작을 하네.”
그러나 나는 묻고 싶다.
그럼 우리는 이제 무엇으로 창작자인가?
펜을 잡는 손이 아니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이야기마저도
AI가 대신 꺼내주는 이 시대에,
창작은 여전히 사람의 것일까?
법은 아직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AI가 만든 결과물은 법적으로 ‘저작물’이 아니라 한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경계는 너무나 흐릿하다.
사람이 데이터를 제공했다면?
사람이 버튼을 눌러 결과물을 선택했다면?
그때 그 결과물은 누구의 것인가.
나는 이 질문 앞에서
한 명의 창작자로서 한동안 멈춰 서 있었다.
창작이란, 단순히 결과물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다.
그건 내 시간을, 내 마음을, 내 이야기를 쏟아붓는 과정이다.
기계가 만들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과정이다.
흔들리는 감정과 지워진 초고들,
의미를 찾기 위해 고요히 싸우는 밤들.
그것이 기록에 깃든다.
그리고 그 기록은 누군가의 하루를 살린다.
그렇기에 지켜야 한다.
지키지 않으면,
이제 기계의 결과물과 사람의 이야기는
구분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믿는다.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진심의 무게가 있다고.
그 진심은 법이, 기술이, 사회가 지켜내야 할 가장 중요한 창작의 씨앗이다.
기계와 사람 사이,
창작자는 여전히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내일의 창작이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