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맛: 부사의 마법-프롤로그
문장은 명사와 동사로 굴러간다. 하지만 말을 끌고 가는 건, 대개 부사다.
부사는 말의 고삐이자 악셀, 때론 클러치다.
"사랑한다"는 직진이지만, "정말 사랑한다"는 부사 하나 덧댔을 뿐인데 어딘가 굽이친다.
"아주 사랑한다"고 하면 더 뜨겁고,
"그냥 사랑한다"면 슬쩍 마음이 빠져나온다.
사랑이라는 말은 같아도,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결정하는 건 부사다.
언어학 교과서는 부사를 "동사, 형용사, 문장 전체를 수식하는 품사"라지만, 우리는 안다. 부사는 수식이 아니라 눈치고, 심정이며, 때론 거짓말이다.
부사 하나로 기분을 숨기고, 부사 하나로 마음을 고백하며, 부사 하나로 싸움도 화해도 가능하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부사를 해부하지 않는다. 대신 맛본다. 말의 질감, 말의 온도, 말의 리듬, 말의 여운을 부사와 함께 입 안에서 굴려본다.
명사와 동사는 ‘누가 무엇을 했다’에 대한 관심이고, 부사는 그 행위에 대해 추가적으로 묻는다.
“그걸 왜?”, “어떻게?”, “진심이야?”
이 시리즈는 평범한 말들 뒤에 숨어 있던 부사의 마법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나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