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N 김에스
독립하기 전, 마약 처방전을 뽑아 들고 간호사 서명을 위해 이름 석 자를 적었을 때.
그때의 묘한 떨림과 부담감.
몰핀 1mg...... RN 에스.
와, 나 진짜 간호사가 됐구나.
서명 하나에도 손이 떨렸었어요.
차팅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직접 작성한 차팅은 그대로 '내 책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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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후에는 차팅이 늦어져서 곤란해하는 신규 선생님들을 자주 보는데요,
이 부분은 출근길 (3)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정말 타자연습이 답입니다.
특히 영타는 필수!
그럼 차팅할 때 꼭 알아야 할 3가지 팁, 다시 정리해드릴게요.
1. 늦어도 괜찮아요.
차팅이 늦어지면 마음이 조급해지는 건 맞아요.
이니셜 차팅(라운딩 차팅)도 못했는데 일은 계속 밀리고,
그러다 보면 "선차팅(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차팅하는 것)"의 유혹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절대 선차팅 하지 마세요.
요즘 차팅은 전산 EMR 이라 작성 시간까지 다 남아요.
만약 이후에 문제가 생기면, 그 기록이 그대로 내 발목을 잡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늦어도 괜찮습니다.
안전한 차팅이 최우선입니다.
2. 타자연습, 제발 하세요.
이건 진짜 세 번째 강조하는 거예요.
선생님들 타자 속도가 느리면,
옆에서 가르쳐주는 사람은 결국 액팅을 선배가 대신 하고, 정작 중요한 건 못 배우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요.
영타 필수!
가능하면 오른쪽 텐키 말고,
숫자키보드로 숫자 치는 연습까지 해두면 좋습니다.
그게 나중에 차팅 속도도 빨라지고, 질도 달라져요.
3. 글 많이 읽어두세요.
조금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정말 중요해요.
책이든, 기사든, 긴 글을 읽어두는 습관을 들이세요.
이유는 간단해요.
차팅은 결국 내가 문장을 직접 만들어야 하는 작업입니다.
평소에 글을 안 읽고 안 써본 사람들은, 이게 생각보다 훨씬 어려워요.
특히 차팅은 공식문서라, 구어체 대신 문어체로 써야 하는데요,
"~하다가 와서" "~한테" 같은 표현은 나중에 피드백받기 딱 좋습니다.
조금 보수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차팅은 깔끔하고 정확하게 남기는 게 기본이에요.
차팅은 결국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남기는 기록이에요.
부담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누구나 처음엔 실수도 하고, 표현 하나하나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니까요.
조금씩 익숙해지다 보면, 언젠가 차팅도 선생님만의 스타일이 생길 거예요.
그때쯤엔, 내 이름이 새겨지는 게 부담보단, 자부심이 되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