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긴 산책을 했다.
사랑하는 언니를 위해 아무리 몸이 지치고 힘들어도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키고, 다시 정돈하고
언니에게 어울리는 꽃을 찾아보고 주문하고
노래를 고르고 준비하고 밖으로 나가는 일.
그 시간이 참 좋다.
그 시간이 참 좋아서 헤드폰도 안 꼈다.
그날에 들을 수 있는
자연의 소리들과 느낌들이 있기 때문이다.
곧 시작하는 봄의 소리들.
선선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의 소리,
살짝 따뜻해진 바람의 온도,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빛의 온도와
쨍쨍한 주황색의 빛들이라거나.
그런 것들이 온몸을 깨우게 한다.
언니가 좋아하는 케이크는 뭘까 고민하는 시간들,
케이크를 고르고 버스를 타고
자리에 앉아 케이크가 무너질까 봐
꼭 붙잡고 창밖을 내다보는 일. 그리고
여전히 꽃집을 향해가는 시간은 두근거리고 설렌다.
예약한 꽃의 형태를 보고 나면 너무너무 행복하다.
꽃과 케이크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깐 벤치에 앉아 다가오는 봄소리를 들으며
케이크와 꽃을 사진에 예쁘게 담았다.
봄의 풍경을 눈에 귀에 담기도 하고
몸으로 느끼기도 하였다.
긴 산책을 하며 소중한 순간도 있었다.
꽃집 사장님께서 꽃 문구가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 주셔서 참 좋았고, 벤치에 앉아있는데
산책하던 강아지가 꽃을 보고 막 다가오니까
주인분께서 꽃 예쁜 건 알아가지구!!!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그래도 참 귀여운 순간이라 참 좋았다.
역시 산책은 늘 나를 살리고 늘 기분 좋게 만든다.
생일이 주는 낭만은 이렇게도 크다.
언니에게도 기쁨이지만
나에게도 큰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