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만나자는 친구의 말에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친구는 뭘 하냐고 물었고 나는 독서, 소설 쓰기, 독후감을 써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 아니다. 이건 다른 날, 다른 친구였고 그렇기에 다른 반응이 돌아왔다.
"근데 너 왜 자꾸 독후감 쓴다고 하는 거야? 네 글 서평인데."
내가, 서평을 하는 사람, 서평가라니?! 내 글을 읽어준 고마운 친구 덕에 나는 서평가가 되었다.
사실 서평이란 말을 듣자마자 왜 서평이냐고 물어봤다.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독후감은 감정이 많이 드러나는데 내 글은 책과 작가에 대한 정보, 추천이 들어가니까 그렇다 했다. 하지만 감정이 듬뿍 들어가 있는 글들을 생각하니 정체성을 쉽게 규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서평 쓰는 법』을 읽어 보았다.
책은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를 알려준다. 독후감은 정서적, 내향적, 일반적이라면 서평은 논리적, 외향적, 관계적이라는 것이다. 독후감이 '나'에게 집중한다면 서평은 '너'에게 집중한다. 작가는 "서평과 독자 사이에는 공적이고 사회적인 목적이 개입한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서평가는 자신의 의견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그 책을 읽든가 멀리하도록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서평은 단순히 ‘좋았다’로 끝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옳고 저 부분은 훌륭하다고 분석하며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서평은 넘쳐나니 입맛에 맞지 않으면 아니라고 해야 다른 사람의 돈과 시간, 정신적 에너지를 아껴주는 기능을 하게 된다.
그럼 서평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할까? 책의 내용을 잘 요약하는 건 당연하고 평가가 필요하다. 평가를 하려면 사회 분위기에서 책을 읽어내는 '비교'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움받을 용기』이후 '용기'를 넣은 책들의 인기, 대중이 용기에 주목한 이유를 분석하여 서평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기 위해선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작가는 "자신의 전문 분야나 최소한 어느 정도의 선이해가 있는 분야에 연루되어 있는 데부터 서평의 실마리를 찬찬히 풀어 나가면 된다."라고 조언한다.
『서평 쓰는 법』은 멋진 서평을 써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서평가로서 한 단계 성장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나는 읽는 내내 서평가와 가까워졌다가 멀어졌으나 다 읽고 나서는 서평가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요약한 내용으로 말하자면 분명 나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이건 작가가 생각하는 '좋은' 서평을 독자에게 전하는 방법이다. 에필로그를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작가는 서평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요즘의 서평이 질적으로 부실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양적으로 늘어난 서평으로 인해 공론화의 장을 만들고 작가와 독자의 위계가 사라지니 나쁘게 볼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우리는 음식이나 물건을 살 때 평가를 참고한다. 책은 수만 가지가 넘는데 독자가 그중에서 선택하려면 충분한 서평이 필요하다. 요즘처럼 애독자가 희귀한 세상에서 어떤 서평이 귀한 이유다. 전문성은 부족하더라도 최소한 책을 읽었고 책이 읽히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런 마음이 담긴 서평은 많은 사람에게 책을 안내하는 길잡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