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다르다>
결혼을 앞둔 친구의 얘기를 듣기 위해 모였다. 그중엔 둘째를 임신한 친구가 있었다. 첫째를 가졌을 때 코로나 시기였던 터라 배가 부른 모습이 참 새로웠다. 그러다 보니 둘째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3~4살 터울이 좋다더라, 또 키우려니 앞이 캄캄하다는 말에 다른 친구들은 그러니까 한번 키워봤는데 잘할 거야 하며 격려를 했다. 사실 해줄 말이 많지 않았다.
다른 친구에게 둘째를 가질 생각이 있냐고 물어봤다. 의지할 수 있는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고 못해준 걸 잘해주고 싶어서 고민은 한다고 했다. 이렇게 첫째를 사랑하는 마음에 둘째가 태어난다. 그러나 막상 동생의 존재에 첫째는 스트레스를 받고 서로 경쟁하고 질투하며 살아가게 된다.
정말 어려운 선택이었다. 나는 둘째는커녕 남편도 없이 '어머님' 소리를 들은 것이 고작이지만 그래도『둘째는 다르다』를 읽어보기로 했다.
책은 반 이상이 부모가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 지를 말한다. 우리는 태어난 순서에 따라 성격의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경의 차이와 부모의 태도에 아이들의 성격은 더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부모가 첫째와 둘째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자신의 기분에 따라, 공평하지 않은 마음으로 대하면서 아이의 성격이 형성된다. 그래서 책은 부모가 둘째를 가기 전 경제적 문제, 양육 도움을 받을 곳, 부부의 역할 분담을 꼼꼼히 정해둔 뒤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려준다.
1 비교하지 않기
2 부모의 기준으로 착한 아이, 나쁜 아이를 만들어 편가르지 않기
3 차별하지 않기
모두가 알지만 막상 하려면 어렵다. 우선 우리는 남과 끊임없이 비교를 하면서 살아간다. 아이를 키울 때도 '얘는 안 그랬는데 쟤는 왜 그렇지?'하고 생각하는데 그걸 입 밖으로 꺼내기도 한다. "형은 알아서 밥 다 먹는데 너는 왜 그러니?"처럼.
착한 아이, 나쁜 아이는 갈등 상황에서 아이들을 구분 짓는 것뿐 아니라, 부모가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 편들어줄 ‘착한 아이’와 반대되는 ‘나쁜 아이’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착한 아이와 편이 되어 나쁜 아이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건 차별과 이어지는데 차별을 하게 되면 질투가 생기기 마련이다. 질투의 감정을 느끼면 뇌에서 고통을 담당하는 전두대상피질이 활성화되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받는 상황이 되고 심화되면 감정만으로 두통, 복통, 소화장애가 올 수 있다.
터울 역시 중요한 문제다. 연년생은 형제간 경쟁은 물론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이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3~4살 터울을 선호하고 전문가들도 추천을 한다.
하지만 그 이유에 첫째가 동생을 돌봐줄 거란 환상이 있는 경우, 첫째는 "다른 연령 격차의 첫째보다 더 커다란 부모와 자식 사이의 갈등을 경험해야 한다." 싸움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어린 동생 대신 부모와 싸우며 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첫째를 '큰 아이'로 보지 말라며 권한다.
책은 상황마다 양육가이드를 준다. 물론 그걸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테지만 지침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다르다. 특히 동생이 태어나기 전 읽어주면 좋은 책, 형제자매가 함께 보면 좋은 책 목록도 있다. 양보해라, 사이좋게 지내라 하는 잔소리로 느껴지는 말 대신 이야기로 들려주며 아이 스스로 느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책은 읽기 쉽게 쓰였지만 상황이나 해결법이 반복된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 예비 부모와 아이가 없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육아서는 미혼에게는 굳이 읽을 필요 없는 분야처럼 보인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책은 경험하지 않아도 경험이 쌓이도록 도와주는 창구다. 내가 모르는 분야를 알게 되면서 친구에게 더 공감하고 나눌 말이 생긴다. 결혼과 육아를 하면서 더 멀어질 수 있는 관계를 쏟아지는 육아서를 통해 다시 가까워 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