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공급망의 모든 것>
11월이 끝나기 전, 헌혈의 집에서 "헌혈 시 일반기념품 2개+랜덤도서 증정" 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아니, 기념품에 책까지 주다니. 나는 불순한 마음으로 헌혈을 하러 갔다.
헌혈을 끝내고 어린이책, 에세이, 투자관련한 책중에서 『브라질 공급망의 모든 것』이 눈에 띄었다. 브라질이란 단어를 보자마자 해외에서 만난 브라질 친구들이 떠오른 탓이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친구들이 떠난 나라, 브라질이 궁금해졌다.
우선 간단히 브라질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브라질의 어원은 포르투갈어로 파우브라질이란 염료 나무에서 따왔다. 오랜 시간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은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크고 넓은 영토를 가졌으며 아마존 열대우림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은 농산업, 에너지, 철광석, 핀테크(빠르게 금융을 사용하는 기술)가 발전했다. 넓은 국토에 맞는 종자를 개발해 대두, 옥수수, 유칼립투스 나무, 커피, 사탕수수 등을 주로 키운다.
석유를 수입하던 브라질은 2007년 대형 해상 유전 발견을 발표했다. 2030년 생산량 정점을 예상해 새로운 광구를 찾고 사탕수수로 만드는 에탄올 같은 바이오 연료 산업과 태양광 및 풍력발전을 통한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넓은 땅에는 금과 다이아몬드가 많았다. 식민지 시대에 원치 않게 반출되어 잠잠해진 광물 산업은 1950년대 말 철광석이 발견되면서 다시 반등하게 됐다. 브라질은 세계 2위의 철광석 수출국이다. 철광석 말고도 흑연, 니켈 매장량이 많은데 이차 전지 수요에 맞물려 각광받고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터넷이 깔리고 저렴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핀테크가 발전했다. 사실 핀테크를 비롯한 새로운 산업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여기까지 보면서 많은 인구수, 넓은 영토,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브라질은 왜 아직도 성장 가능성 높은 국가의 느낌이 강할까 싶었다. 그런데 이유가 있다.
"하지만 복잡한 법률과 규제, 비효율적인 행정절차, 열악한 물류 인프라, 높은 세금 등으로 인해 경제 성장이 잠재력에 비해 제약되는 브라질 코스트(Brazil cost)때문에 사업 환경이 좋지 않다." p.185
브라질에서 만들어지는 물건에는 '브라질 코스트'가 붙어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1차 산업이 큰 나라에서는 굉장히 불리한 시작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브라질은 미-중 갈등, 러-우 전쟁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으며 전기차 개발에 필요한 광물이 많아 투자 역시 늘고 있다.
『브라질 공급망의 모든 것』은 브라질의 원재료·생산·물류·유통의 전체 관점을 이해하기 쉽게 잘 다루고 있다. 넓은 영토만큼 다양한 기회를 가진 나라의 희망찬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불리한 가격 경쟁만 나아진다면 훨씬 잘될 거란 기대감.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친구들의 선택을 이해하게 됐다. 간절히 바랐던 변화가 나아지지 않았다면 실망으로 돌아왔을 테니까.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며 결국 떠나기로 결정했을 그들의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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