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 있다. "케이스 스터디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디자인 결과물을 잘 보여주는 것만큼,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사고 과정과 문제 해결 능력을 어떻게 구조화해서 전달할지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나는 미국에 온 후 처음 7년을 오하이오에서 지냈다. 그 시간 동안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에 대한 동경은 점점 커져만 갔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전환하기 위해 3년 반 동안 혼자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며, 독학과 반복을 거듭하는 시간들을 보냈다. 케이스 스터디의 구조를 세우고 수없이 다듬었지만, 좀처럼 인터뷰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처럼 비전공자이거나 관련 경력이 없는 분들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도 인터뷰 기회를 얻기 어려운 현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나의 3년 반은 너무나 길고도 소중한 30대의 시간이었기에,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새롭게 커리어를 시작하는 분들이 이 분야에서 실제로 어떤 인재를 원하고, 어떤 포인트를 중요하게 보는지 빠르게 파악해 좋은 기회를 잡으셨으면 한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다면, 단순히 멋진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로젝트의 배경과 문제 정의, 리서치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탐색한 과정, 그리고 디자인 결정에 이르는 흐름까지 설득력 있게 담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내가 제안한 이 구조를 바탕으로 많은 분들이 테크 기업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첫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실무 경험과 포트폴리오 멘토링을 통해 정리한, 케이스 스터디 구성의 11단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프로젝트의 핵심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하고, 시선을 끌 수 있는 썸네일 이미지를 함께 배치해 첫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배경과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 그리고 그 문제가 왜 중요한지를 맥락적으로 설명한다
타임라인, 사용한 툴, 협업한 팀 구성, 그리고 본인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리한다
에이전시 프로젝트 등 필요한 경우에만 간단히 클라이언트 정보를 포함한다
사용자 또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어떤 문제를 다루고자 했는지 명확하게 작성한다
해결하고자 한 목표가 무엇이며, 그 목표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문제 정의와 짝을 이루는것이 중요하다.
사용자 리서치, 경쟁사 분석, 현재 제품의 데이터 인사이트 등등 정의된 문제에 대한 본질을 탐색한 과정을 담는다. 문제에 대한 주요 질문은 무엇이었는지, 그에 대한 해답을 어떻게 구해나갔는지의 과정을 함께 포함한다.
페르소나, 유저 저니 맵, 와이어프레임, 가설 검증 등 최종 디자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디자인 방향을 정하는 데 있었던 팀 내 논의나 의사결정의 흐름도 함께 보여주면 설득력이 높아진다.
디자인 결과물은 헤드라인, 간단한 설명, 영상이나 이미지로 구성하며, 사용자 흐름을 명확히 보여준다. 스크린 사이 연결 구조와 흐름을 시각적으로 이해하게끔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인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 KPI 변화, 실제 사용자의 반응 등을 제시한다. 클라이언트의 피드백, 내부 협업 팀에 준 영향도 함께 포함하면 좋다.
이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배웠고, 다음에는 어떻게 다르게 접근할지를 솔직하게 기록한다. 실패나 한계 또한 성장의 일부로 녹여내면 신뢰를 준다.
케이스 스터디는 단순히 ‘예쁘게 만든 디자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그문제를 해석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풀어나갔는지, 어떤식의 결정을 내렸는지, 그리고 그 여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과정이다. 위의 11단계를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단순히 예쁜 결과물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 스스로 기획적 사고를 할 수 있고, 혼돈 속에서도 방향을 설정하며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디자이너로 보이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런 역량이 곧 신뢰로 이어진다. https://litt.ly/teamours_design